20대 용의자, 사진 찍어 올려…소셜미디어 필터링 시스템 '도마'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에서 잔인하게 피살된 17세 소녀의 시신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20시간 넘게 노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뉴욕주 유티카에 거주하는 비앙카 데빈스(17)는 주말인 13일(현지시간) 뉴욕시 퀸스에서 열린 콘서트에 갔다가, 동행했던 브랜던 클라크(21)에 의해 살해됐다.
지인 또는 남자친구로 알려진 클라크는 데빈스의 시신을 찍어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렸다. 클라크는 시신 상반신을 흐릿하게 처리한 사진을 올리며 "미안해 비앙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현지 경찰이 클라크의 집에 들이닥쳤을 때도 방수포로 덮인 시신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클라크는 2급 살인죄로 기소된 상태다.
인스타그램 측이 클라크의 계정을 삭제할 때까지, 끔찍한 시신 사진들은 20시간 이상 온라인상에서 노출되면서 폭넓게 공유됐다. 오히려 일부 이용자들은 팔로워를 늘리기 위해 사진을 악용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시신 사진을 접한 이용자들의 삭제 요청이 쇄도했지만, 인스타그램은 "약관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부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의 낮은 윤리 의식은 물론, 인스타그램의 필터링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BBC방송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소셜미디어의 콘텐츠 관리 문제를 꼬집으면서 "10대의 죽음이 '클릭'을 위해 악용됐다"고 지적했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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