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명 사상 삼척 승합차 사고 원인은…국과수 정밀 감식 나서

16명 사상 삼척 승합차 사고 원인은…국과수 정밀 감식 나서
제동·조향장치 집중적으로 살펴…"브레이크가 이상해" 진술

(삼척=연합뉴스) 배연호 이재현 기자 = 충남 홍성에서 경북 봉화로 '원정 밭일'을 가던 내외국인 16명이 탄 삼척 승합차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현장 조사와 사고 차량에 대한 정밀 감식이 24일 진행됐다.

삼척경찰서는 이날 오후 동해시의 한 폐차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으로 사고 승합차에 대해 정밀감식을 했다.
국과수 조사관 등은 이날 사고 승합차의 브레이크 라이닝과 오일 상태, 조향 장치 등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사고 당시 내리막 구간에서 차량이 심하게 흔들리자 탑승자들이 "천천히 가"라고 운전석을 향해 말했고, 이어 "꽉 잡아. 제동장치가 이상하다"는 운전자의 다급한 말을 들었다는 부상자 진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사고 현장에 스키드마크(skid mark)와 요마크(yaw mark) 등 타이어 흔적이 없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요마크란 급핸들조작으로 바퀴가 측 방향으로 쏠리면서 생기는 타이어 끌림 흔적이고, 스키드 마크는 급제동으로 생기는 타이어 자국이다.
2002년식 노후 차량을 몰고 5∼6시간 장시간 운행을 하다 구불구불한 내리막 구간을 내려오는 과정에서 '베이퍼 록(Vapor lock) 현상'에 따른 사고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베이퍼 록은 엔진브레이크가 아닌 풋브레이크를 과도하게 사용해 내리막길을 내려오다 보면 브레이크 오일에 기포가 발생, 제동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현상이다.

이와 함께 사고 차량이 2002년식의 노후한 것으로 미뤄 정비 불량이나 차량 결함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경찰은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석개재' 인근 910번 지방도 사고 지점에서 현장 조사도 벌였다.
사고 구간은 'U'자 형태의 말발굽처럼 휘어진 심한 급커브 내리막 구간이다.
경찰은 사고 차량이 급경사 내리막길을 내려오다 옹벽과 충돌하고서 30여ｍ가량 미끄러진 뒤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전복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고로 60∼70대 노인 7명과 30∼40대 태국 국적의 외국인 9명 등 16명의 사상자가 났다.
경찰은 이날 현장 조사와 국과수의 정밀 감식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정밀 감정 결과는 3주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사고 차량 부상자들의 진술에서도 제동장치 이상에 대한 부분이 거론된 만큼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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