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에게 외면받았던 '시상식 사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광주=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환호와 비난이 교차했던 '쑨양(28·중국)의 2019년 광주세계수영선수권'이 막을 내렸다.
쑨양은 24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자유형 800m 결승에서 7분45초01로 6위에 머물렀다.
21일 자유형 400m 4연패를 달성하고, 23일에 다시 자유형 200m 2연패에 성공한 쑨양은 800m 결승을 끝으로 광주를 떠난다. 쑨양은 1,500m 출전을 일찌감치 포기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지만, 쑨양은 편안한 얼굴로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들어섰다.
쑨양은 "기록은 괜찮았다. 내 경기력에는 만족한다"며 "특히 마지막 100m 기록(55초13)이 괜찮았다.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순위에는 만족할 수 없었다. 1년 뒤 도쿄올림픽을 떠올리면 고민도 커진다.
남자 자유형 800m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쑨양은 "1년 안에 뭔가를 엄청나게 바꾸지 않으면 800m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다. 심각하게 올림픽 800m 출전 여부를 고민해보겠다"라고 말했다.
자유형 400m와 200m에서 쑨양은 물살을 가를 때보다 시상대에 올랐을 때 더 많은 관심을 얻었다. 쑨양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관심이었다.
맥 호턴(중국)이 400m 시상식에서 쑨양과의 기념 촬영을 거부했고, 덩컨 스콧(영국)도 200m 시상식에서 쑨양과 멀찌감치 떨어진 채로 다른 곳을 응시했다.
쑨양은 지난해 9월 국제 도핑시험관리(IDTM) 직원들이 도핑검사 샘플을 채집하기 위해 자택을 방문하자 경호원들과 함께 망치를 이용해 혈액이 담긴 도핑용 유리병을 깨뜨렸다.
쑨양이 2014년 금지약물 복용 의혹을 받고도 3개월 출전 정지의 '경징계'를 받아 논란이 일었던 터라,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더 차가워졌다.
광주에서는 함께 입상한 선수들이 쑨양과 나란히 서는 걸 거부하고, 경영 다른 종목 선수들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복잡한 심경으로 광주 대회를 치른 쑨양은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도핑, 시상식 사건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경기장을 떠났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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