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지출에 기댄 1%대 성장…투자·수출은 부진 지속(종합)

입력 2019-07-25 11:27   수정 2019-07-25 13:14

재정지출에 기댄 1%대 성장…투자·수출은 부진 지속(종합)
전문가 "경기반등이라 보기 어려워…하반기도 불투명"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정수연 기자 =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던 우리 경제가 2분기에는 1%대 성장률을 나타냈지만 이를 두고 본격적인 경기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성장세 대부분이 정부의 재정지출에 힘입었고, 투자·수출 등 민간 부문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1%대를 보인 적은 2015년 3분기(1.5%), 2016년 2분기(1.0%), 2017년 3분기(1.5%), 2018년 1분기(1.0%) 등 총 4차례였다.
성장률 수치만 따로 떼어 보면 올해 2분기(1.1%) 경제가 나빠 보이지 않는 성적을 거둔 셈이다.



그러나 전후 맥락과 세부 지표를 들여다 보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있고, 정부의 재정집행이 뒤늦게 풀린 영향도 있다"며 "1.1% 성장률이라고 해서 경기가 반등했다고 의미를 두긴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2분기 지출항목별 성장기여도를 보면 정부 부문 기여도가 1.3%포인트(p)에 달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중앙재정은 6월 말까지 올해 총예산 291조9천억원 중 190조7천억원이 집행돼 65.4%의 집행률을 보였다. 이는 상반기 목표인 178조1천억원(61.0%)보다 12조6천억원(4.3%포인트)을 초과 집행한 것으로, 역대 최고 집행률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분기 중 정부 부문의 기여도가 상승한 것은 중앙정부의 재정집행률이 높아진 가운데 지방교부금이 실제로 집행되면서 정부 소비와 투자의 기여도가 모두 큰 폭으로 상승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높아진 정부 부문 성장기여도와 달리 민간 성장부문 기여도는 투자·수출 부진으로 1분기 0.1%포인트에서 2분기 마이너스(-0.2%포인트)로 전환했다.
특히 민간투자에 해당하는 민간 부문의 총고정자본형성이 성장률을 0.5%포인트 끌어내리는 영향을 미쳤다. 순수출도 성장률을 0.1%포인트 낮추는 결과를 가져왔다. 민간투자와 수출이 0.6%포인트 만큼 성장률을 낮추는 영향을 미친 셈이다.
1분기에 미집행됐던 정부재정이 2분기에 집중적으로 집행돼서 성장률을 끌어올렸을 뿐, 투자·수출 등 민간 부문은 어려운 상황을 지속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나마 민간 소비지출의 성장기여도가 1분기 0.1%포인트에서 2분기 0.3%포인트로 상승한 게 민간 부문의 버팀목이 됐다.

투자·수출의 부진은 하반기 경기 회복 전망도 어둡게 한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재정집행이 2분기 크게 늘다 보니 이에 따른 반작용이 3분기에 나타날 수 있다"며 "반도체 경기가 호전되지 않고 있어 한은이 내다본 올해 성장률 전망(2.2%)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가 실현되려면 3분기와 4분기 각각 0.8∼0.9%의 적지 않은 성장세를 이어가야 하는데 현재 경제 흐름으로는 달성하기가 쉽지 않은 수치라는 것이다.
일본의 수출규제는 하반기 경제를 더 끌어내릴 수 있는 요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3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일본의 수출규제는 18일 내놓은 경제전망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상황이 더 악화한다면 경제에 분명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은 수출로 돈을 벌어야 투자할 텐데 수출 감소세가 계속되면 결국 설비투자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경기 여건이 나쁜 만큼 한은이 4분기 중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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