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긴장 지속 추구하지 않아"…존슨 英 새 정부 대응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영국의 보리스 존슨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서로 억류하고 있는 유조선의 '맞교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양국 간 긴장 완화의 희망을 피력했다고 일간 가디언과 AP통신이 보도했다.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주례 내각회의에서 "우리는 일부 유럽 국가들과 긴장이 지속하는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영국이 지브롤터에서 한 행위를 포함해 잘못된 행동들을 포기한다면 이란도 상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령 지브롤터 당국은 지난 4일 EU 제재를 어기고 시리아로 원유를 운반한다는 이유로 이란 유조선을 나포했으며, 이란도 지난 19일 영국 유조선을 억류하면서 맞대응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또 이란은 군사적 충돌을 추구하지 않지만 중요한 항로에서 자신들의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영국 유조선에 대한 나포가 "프로다웠으며 용감했다"고 주장했다.
로하니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이날 공식 취임한 존슨 영국 총리가 어떻게 대응할지는 불분명하다.
미국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파기 후 이란은 미국과는 정면으로 대치하는 상황이지만 유럽국가들과는 대화의 문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고 있다.
또 로하니의 발언은 이번 주 이틀간에 걸친 아델 압둘-마흐디 이라크 총리의 테헤란 방문이 공개된 뒤 나왔다.
이라크 총리의 테헤란 방문과 관련해, 존슨 정부 출범과 함께 물러난 페니 모돈트 전 영국 국방장관은 이라크 총리에게 영국 유조선의 석방 문제도 논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실제로 이라크 총리는 지난 22일 "영국 국방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으며 선박 나포 등을 포함하는 현 사태 등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라크는 미국의 이란 제재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밖에 로하니 대통령은 영국 정부가 걸프 해역에서 유럽 주도의 호위 작전 활동을 추진하기로 한 데 대해 이란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에 책임을 맡고 있다고 경고하며 반대 뜻을 분명히 밝혔다.
한편 마크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장관은 24일 미국은 걸프 지역 내 대결 구도의 완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이란 측에 대화를 촉구했다.
에스퍼 장관은 "우리는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동시에 전제조건 없이 어느 때 어디에서든 만나 협상 재개 문제를 기꺼이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점을 그들에게 전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최고군사고문인 호세인 데흐간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미국과는 협상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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