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에 의견…"통신비밀보호법도 기본권 보장 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정 협의를 거쳐 대표 발의한 개인정보 보호법 일부개정안에 대해 국회의장에게 "가명정보 활용 범위와 요건을 보다 명확히 하고 안전조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은 가명정보(추가 정보 없이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게 조치한 정보)를 통계작성,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인권위는 개정안에 대해 "가명정보의 처리 목적 중 '과학적 연구'는 그 범위가 모호하고 추상적이어서 가명정보가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목적으로 오·남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또 "가명정보를 정보 주체 동의 없이 활용하려면 '정보 주체 또는 제삼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없는 경우에 한하여'라는 요건을 추가하고, '가명정보의 목적 외 이용 또는 제삼자 제공 시에는 이를 공표'하도록 하는 등 안전조치를 추가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현재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분산된 개인정보 보호 및 감독 기능을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일원화하는 내용에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위원회의 조사 및 처분 권한을 개정안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또 지난 3월 정부가 발의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에도 국회의장과 법무부 장관에게 "정보 주체 기본권을 충분히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정돼야 한다"고 의견을 내기로 했다.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은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6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을 반영한 내용이다.
헌재는 수사기관이 법원의 허가를 얻어 휴대전화 발신 위치를 추적하는 '실시간 위치추적'과 특정 기지국을 거쳐 이뤄진 통신자료를 대거 수집해 수사에 활용하는 '기지국 수사'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개정안은 통신제한조치 총연장 기간을 원칙적으론 1년으로 하되 내란·외환 등의 범죄는 3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실시간 위치추적과 기지국 수사는 '범죄실행을 저지하기 어렵거나 범인의 발견·확보 또는 증거의 수집·보전이 어려울 경우'에 한해서만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통신제한조치 총연장 기간이 과도하게 길다"며 "총연장 기간이나 총연장 횟수를 제한하는 등 엄격하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통신사실 확인자료와 위치정보 추적자료, 기지국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은 "대상자와 대상 범죄를 한정하고 구체적인 범죄혐의나 해당 사건과 관련성을 소명해야 하며 보충성 요건도 강화해야 한다"고 봤다.
이 밖에도 통신사실 확인 자료 제공 통지제도는 ▲ 요청 사유 등 통지사항 명문화 ▲ 통지 의무 위반자에 대한 제재 규정 마련 ▲ 공소 제기 등 보안 유지 필요사유 소멸 시 통신사실 확인 자료 제공 관련 즉시 통지 ▲ 통지유예 기간 규정 마련 ▲ 법원 등 객관적·중립적 기관의 허가 ▲ 엄격하고 구체적인 유예 사유 명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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