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카페 등 상업시설, 정류소 등 관리 지자체 수요 겨냥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장마가 끝나면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일본에서 가전 메이커들이 옥외전용 에어컨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내년 도쿄(東京) 하계올림픽을 앞두고 혹서대책을 마련중인 각종 상업시설과 지방자치단체의 옥외용 에어컨 수요를 겨냥한 전략이다.
25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공조기기 메이커인 다이킨공업은 지난 5월 높이 1.7m의 사각형 옥외용 에어컨 '아우터타워'를 발매했다. 4면에서 주변 3m에 걸쳐 차가운 바람을 내보내 기온을 8-9도 낮춰주는 기기다. 구조는 실내용과 같지만 실외기를 일체화하고 본체의 윗부분으로 열을 배출하도록 했다. 바퀴가 달려 있어 이동이 가능하고 비를 맞아도 사용할 수 있다.
세금을 빼고도 70만 엔(약 762만 원)으로 싸지 않지만 발매 직후부터 오사카(大阪) 공항 버스정거장과 간사이(關西) 골프장, 캠프장 등에서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물류창고의 작업장 등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도 주문이 오고 있다. 당초 연간 500대 판매를 목표로 했으나 회사 측은 배인 1천대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나소닉도 본체 위쪽에서 박무(mist)를 내뿜는 '그린 에어컨'을 지난 4월 선보였다. 옷이나 피부가 젖지 않도록 박무 알갱이를 작게하고 기류를 일으켜 옆에서 바람이 불더라도 잘 날리지 않도록 설계했다. 9월 하순에는 상업시설 등의 햇빛 가리개 지붕에 노즐만 붙이면 사용할 수 있는 '그린 에어컨 플렉스'도 발매할 계획이다.
전원 외에 수도관과 연결하는 공사가 필요해 가격은 일정하지 않다. "옥외용을 시작으로 앞으로 농지나 공장 등에서도 사용하게 되면 시장이 확대될 것"(파나소닉 공보실)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이킨에 따르면 옥외용 냉방장치는 일본의 무더운 여름 날씨가 낳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제품이다. 일본의 '혹서'는 최근 사회문제로도 대두하고 있다. 상업시설과 지방자치단체 등은 시원한 바람을 쐴 수 있는 장소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국내의 실내용 에어컨 출하는 높은 수준에서 정체기미를 보이고 있어 다이킨은 작년에 옥외용 에어컨 개발에 착수했다. 상품기획 담당자는 "정확한 시장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팔릴지 여부는 제품을 내놓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시대인 만큼 스피드를 중시해 소량 생산으로 시장의 반응을 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양산용 금형을 제작하면 개발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사카이(堺) 공장에서 수작업으로 조립하고 있다.
도쿄 올림픽과 오사카(大阪) 만국박람회 등을 계기로 일본을 찾는 외국인은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이킨은 옥외용 에어컨 판매가 호조를 보임에 따라 앞으로 양산체제를 갖추는게 과제라고 밝혔다.
난방기능을 추가하고 전자간판을 부착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더위가 심한 국가에서도 문의가 오고 있다고 한다. 파나소닉도 해외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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