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유엔에 "英유조선 합법 억류" 주장…"뺑소니치려 해"

입력 2019-07-25 21:57  

이란, 유엔에 "英유조선 합법 억류" 주장…"뺑소니치려 해"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외무부는 24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 호의 억류가 국제법에 따른 합법적 조처였다고 주장했다.
이란 외무부는 이 서한에서 "19일 스테나 임페로 호가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다 조그만 이란 어선과 충돌했다"라며 "이 사고로 어선의 선원이 중상을 입었고 현재 생명이 위독한 이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충돌 사고 직후 어선이 조난 신호를 발신했고 이란 해사당국 역시 무선 통신으로 스테나 임페로 호에 구조를 요청했다"라며 "그런데 이 영국 유조선은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더니 항로를 역방향으로 바꿔 도주했다"라고 주장했다.
외무부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 사실을 인지하고 사건에 개입해 스테나 임페로 호를 억류했다"라며 "이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행을 보호하려는 국제법에 따른 적법한 조처였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 사법부는 스테나 임페로 호의 어선 충돌, 해양 환경 오염 등의 혐의를 조사하라고 관계 당국에 명령했다"며 "억류 지점이 오만의 영해 안이었다는 영국의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이란의 영국 유조선 억류는 영국령 지브롤터 당국이 4일 시리아로 원유를 수송하려 해 유럽연합(EU)의 대시리아 제재를 어겼다는 이유로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1 호를 억류한 뒤 이뤄져 '보복성'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4일 내각 회의에서 "영국이 지브롤터에서 한 행위를 포함해 잘못된 행동들을 포기한다면 이란도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유조선 '맞교환'을 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란의 통치 체계상 이런 맞교환이 성사되려면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이 아닌 혁명수비대와 최고지도자 직속 기구인 최고국가안보회의의 결정이 필요하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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