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대피 도운후 연기에 시야 차단…가까스로 탈출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울산 경찰관 2명이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주민들 대피를 도운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5일 울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8시 30분께 울산 중구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신고를 받은 중부경찰서 성안파출소 변율예 경사와 김태훈 경장은 소방차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해 아파트 3층에서부터 11층까지 올라가며 집집이 문을 두드리고 주민 40여 명을 대피시켰다.
주민들은 밖으로 빠져나갔지만, 정작 두 경찰관은 아래서부터 올라온 연기에 시야가 차단됐다.
옥상으로 대피하려 했지만, 하필 문이 잠긴 상태였다.
변 경사는 "경찰관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시민을 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나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두 경찰관은 서로 이름을 불러가며 조금씩 아래층으로 내려갔고, 연기 속에서 승강기가 내는 하얀 빛을 본 두 사람은 더는 계단으로 내려가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해 승강기를 탔다.
다행히 승강기가 작동했고 두 사람은 가까스로 아파트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김 경장은 "1층으로 내려오는 순간 9월에 태어나는 아기를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당시 연기를 흡입해 치료를 받기도 했다.
can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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