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경순찰대장도 인종차별 난무한 페북 비밀그룹 회원

입력 2019-07-26 05:34  

美 국경순찰대장도 인종차별 난무한 페북 비밀그룹 회원
"가입 당시 그런 내용 몰라…거의 들어가본 적 없어"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국경순찰대의 칼라 프로보스트(49) 대장이 인종차별적이고 이민자를 비하하는 내용으로 가득 찬 페이스북 비밀 그룹의 회원이었음을 실토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로보스트는 전날 미 의회 세출위원회 소위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6년 개설된 페이스북 그룹 '나는 10-15'(I'm 10-15)에 적어도 지난해 가을까지 회원으로 가입돼 있었다고 답변했다. '10-15'는 '구금 상태의 외국인'을 뜻하는 국경순찰대의 암호다.
국경순찰대는 미 국토안보부 세관국경보호국(CBP) 산하 기구로 요원이 2만여 명에 달하는 방대한 조직이다.


프로보스트는 국경순찰대 병력 구성의 5%에 불과한 여성으로서 수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경찰 출신으로 텍사스주 엘패소 등 미 남쪽 국경 현장 임무에서 두각을 나타내 고속승진했다.
프로보스트가 가입돼 있던 페이스북 그룹 '나는 10-15'는 이민자들의 죽음을 조롱하고 유색인종 의원을 비하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충격을 줬다.
비영리 탐사보도매체 프로퍼블리카가 공개한 바에 따르면 이 그룹 계정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 트윗 공격 대상이 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이 외설적인 행위를 하는 삽화가 올라와 있고, 리오그란데 강을 건너다 익사한 부녀 사진의 조작설을 제기하는 포스팅도 들어있다.
또 텍사스 구금시설에서 사망한 과테말라 출신 16세 소년의 죽음을 인형극 등을 모티브로 조롱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프로보스트는 의회 소위에서 "당시에는 이런 내용이 있는 줄 전혀 알지 못했다. 페이스북에서 국경순찰대 요원들의 리더십과 관련해 소통하고자 가입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그 계정에는 거의 들어가 본 적이 없다"라고 해명했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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