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에서 폭탄 터진 후 전직 장관 사무실에서도 소포 폭탄 배송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칠레 수도 산티아고의 경찰서와 전직 장관 사무실에 잇따라 소포 폭탄이 배달돼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26일(현지시간) 칠레 일간 엘메르쿠리오와 라테르세라 등에 따르면 전날 산티아고 북부 우에추라바 경찰서에서 우편으로 배송된 소포 폭탄이 터져 경찰 8명이 다쳤다.
소포의 발신인을 추적한 경찰은 정체불명의 동일한 발신인이 산티아고 라스콘테스에 있는 칠레 대기업 키녠코의 본사 건물로도 소포를 보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소포 폭탄을 수거해 해체했다.
두 번째 소포의 수신인은 키녠코의 법률 담당인 로드리고 힌츠페터 전 내무장관이었다.
경찰서에서 터진 폭탄은 산업용 가루를 이용한 것이었으며, 두 번째 소포엔 다이너마이트가 들어있었다고 수사당국은 밝혔다.
칠레 정부는 이들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이날 우에추라바 경찰서를 방문해 "우리가 상대하는 적은 잔혹하고 무자비하며 매우 강력하다"며 "반드시 범인을 체포해 죄를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러의 배후는 오리무중이다.
라테르세라는 과거 칠레에서 비슷한 테러를 저지른 적 있는 단체인 ITS가 이번 사건에도 배후에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극단적 생태주의자 단체를 자처하는 ITS는 지난 2017년 칠레 국영 구리광산 코델코의 회장 자택에서 발생한 폭발 등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라테르세라는 그러나 소포로 위장해 폭탄을 보내는 방법은 유사하지만 ITS의 이전 사건과는 폭발 장치의 특징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잇단 폭발로 산티아고 시내의 긴장감도 높아졌다.
전날 산티아고의 한 지하철역에서는 버려진 가방이 발견돼 한때 역이 폐쇄되기도 했으나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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