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용사 기념일 맞아 포고문…"우리軍, 오늘밤에라도 싸울 태세" 언급도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자신이 미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북녘땅을 밟은 일을 거론하면서 "이 걸음이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등에 원동력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전쟁 참전용사 정전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이날 발표한 기념 포고문에서 "지난달 내가 비무장지대에 걸쳐 있는 군사분계선을 넘어갔을 때 현직 미국 대통령이 북한 지역에 처음 들어갔던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이 걸음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북한의 비핵화 달성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구축, 미군 유해 수습 및 송환을 위한 현재의 노력 진전에 원동력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북미 실무협상 재개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판문점 회동의 성과를 재차 부각하고 협상 재개를 통해 성과를 이어갈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만나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을 면치 못하던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2∼3주 내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실무협상이 지연되는 가운데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대미압박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에서 정전협정 서명이 이뤄진 후 미국은 한국과 힘을 통해 평화를 수호하려 협력해왔다"면서 "우리 군은, 동맹과 함께, 방심 없이 강력하게, 육해공에서 오늘 밤에라도 싸울 태세를 갖추고 있다"라고도 했다.
북한이 최근 잠수함 공개에 이어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 원론적 표현이기는 하지만 한미가 확실한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부각, 북한에 간접적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미군 부대가 자유와 인간의 존엄을 위해 싸우려고 한국 땅에 당도했을 때 한국과의 철통같은 동맹은 공고해졌다"면서 "'같이 갑시다'라는 말은 공동의 희생으로 통합된 한국인과 미국인을, 어떤 대가를 치르고라도 자유를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전쟁에서 미국인 2만3천600여명이 숨지고 10만3천여명이 다쳤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이들의 용감함과 끈기, 이타심에 경의를 표하고 이들이 치른 헤아릴 수 없는 대가를 언제나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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