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없는전쟁' 작년 新무역규제 127건…수입규제규모 최고 육박
'WTO 무역감시보고서' 최근 7개월 신규 수입규제 영향 무역규모 402조원
수입규제 건수는 줄어도 규제별 영향력 커져…WTO "매우 심각한 상황"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미국과 일본 등 경제대국을 중심으로 상대국을 압박하는 무역 규제조치가 쏟아져나오는 가운데 지난해 새로이 등장한 무역규제가 127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무역규제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7개월간 신규 수입규제로 영향을 받는 무역 규모는 총 402조원에 달했다.
최근 격화 양상을 고려하면 올해 10월까지 수입규제액이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28일 세계무역기구(WTO)의 무역감시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이 내놓은 신규 무역제재는 총 127건, 월평균 10.6건꼴이었다.
이 가운데 관세나 수입금지, 특별 보호장치, 수입세 등 수입규제가 108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수출관세, 금지, 엄격한 세관절차 등 수출규제가 18건, 기타가 1건이었다.
지난해 새로 만들어진 무역규제 건수는 2017년(122건·월평균 10.2건) 대비 증가했다가 올해 들어서는 오히려 줄어드는 모양새다.
미·중 무역 분쟁이 한창 격화했던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무역규제 건수는 38건, 월평균 5.4건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수입규제는 31건, 수출규제는 7건이었다.
신규 무역규제 수는 줄었지만, 영향력은 종전보다 한층 강력해졌다.
이 기간 신규 수입규제로 영향을 받는 무역 규모는 총 3천395억 달러(약 402조1천억원)로 집계됐다. 수입규제 한 건당 110억 달러 수준이다.
직전 조사 기간인 지난 2017년 10월∼2018년 10월에는 신규 무역 규제가 137건, 수입규제는 118건이었다.
수입규제 영향 규모는 2012년 10월 집계 이래 최대 수준인 5천883억 달러를 기록했다. 건당으로 계산하면 영향 범위는 50억 달러 수준에 그친다.
이번 집계가 중간집계인 만큼 2018년 10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수입규제액 규모는 사상 최고 기록을 깰 가능성도 있다.
현재까지 추이만 따지더라도 이 기간 수입규제액은 5천82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게다가 최근 들어 글로벌 무역 규제가 경제 대국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펼쳐지면서 이 규모가 더 커질 전망이다. WTO도 최근 6개월 새 수입규제액 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비교적 발전된 국가가 WTO에서 개발도상국 지위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조치를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WTO는 개발도상국 지위로 가입하면 특별대우(S&D·Special and Differential Treatments)'를 적용해 협약이행 기간을 늘려주고 농업보조금 규제를 느슨하게 적용한다. 특별품목에 대해서는 관세를 덜 내리거나 관세 감축을 면제할 수도 있다.
한국은 WTO에 개발도상국으로 들어가 있으며,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같은 날 이른바 '구글세'라고 불리는 디지털세와 관련해 미국과 프랑스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 와인에 보복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일본의 수출규제가 확대되고 있다.
일본은 지난 1일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해 한국으로의 수출을 규제했고 다음달 중으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할 전망이다.
WTO 보고서는 "수출규제 조치의 영향 범위나 관세 부과 정도가 커지고 있다"며 "특히 주요 20개국(G20) 국가에서 시행한 수출규제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가 무역전쟁의 포화에 휩싸인 가운데 무역구제 처분은 오히려 계속 줄어들고 있다.
2018년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무역구제가 개시된 경우는 99건, 월평균 14.1건이었다. 이는 2012년 집계 이후 최저치다.
직전 조사 기간인 2017년 10월부터 2018년 10월까지는 총 296건(월 24.7건)의 무역구제가 새로이 착수 절차를 밟았다.
또 무역구제 종료 건수가 개시 건수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최근 7개월간 무역구제 종료 건수는 112건(월 16.0건)이었다.
WTO는 "보고서는 무역 긴장이 글로벌 무역 환경을 압도하고 있다는 증거를 보여준다"며 "보고서가 담고 있는 메시지는 매우 심각하고 경고음이 이미 울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WTO 회원국이 이 같은 상황을 되돌리기 위해 합심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heev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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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무역감시보고서' 최근 7개월 신규 수입규제 영향 무역규모 402조원
수입규제 건수는 줄어도 규제별 영향력 커져…WTO "매우 심각한 상황"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미국과 일본 등 경제대국을 중심으로 상대국을 압박하는 무역 규제조치가 쏟아져나오는 가운데 지난해 새로이 등장한 무역규제가 127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무역규제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7개월간 신규 수입규제로 영향을 받는 무역 규모는 총 402조원에 달했다.
최근 격화 양상을 고려하면 올해 10월까지 수입규제액이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28일 세계무역기구(WTO)의 무역감시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이 내놓은 신규 무역제재는 총 127건, 월평균 10.6건꼴이었다.
이 가운데 관세나 수입금지, 특별 보호장치, 수입세 등 수입규제가 108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수출관세, 금지, 엄격한 세관절차 등 수출규제가 18건, 기타가 1건이었다.
지난해 새로 만들어진 무역규제 건수는 2017년(122건·월평균 10.2건) 대비 증가했다가 올해 들어서는 오히려 줄어드는 모양새다.
미·중 무역 분쟁이 한창 격화했던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무역규제 건수는 38건, 월평균 5.4건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수입규제는 31건, 수출규제는 7건이었다.
신규 무역규제 수는 줄었지만, 영향력은 종전보다 한층 강력해졌다.
이 기간 신규 수입규제로 영향을 받는 무역 규모는 총 3천395억 달러(약 402조1천억원)로 집계됐다. 수입규제 한 건당 110억 달러 수준이다.
직전 조사 기간인 지난 2017년 10월∼2018년 10월에는 신규 무역 규제가 137건, 수입규제는 118건이었다.
수입규제 영향 규모는 2012년 10월 집계 이래 최대 수준인 5천883억 달러를 기록했다. 건당으로 계산하면 영향 범위는 50억 달러 수준에 그친다.
이번 집계가 중간집계인 만큼 2018년 10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수입규제액 규모는 사상 최고 기록을 깰 가능성도 있다.
현재까지 추이만 따지더라도 이 기간 수입규제액은 5천82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게다가 최근 들어 글로벌 무역 규제가 경제 대국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펼쳐지면서 이 규모가 더 커질 전망이다. WTO도 최근 6개월 새 수입규제액 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비교적 발전된 국가가 WTO에서 개발도상국 지위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조치를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WTO는 개발도상국 지위로 가입하면 특별대우(S&D·Special and Differential Treatments)'를 적용해 협약이행 기간을 늘려주고 농업보조금 규제를 느슨하게 적용한다. 특별품목에 대해서는 관세를 덜 내리거나 관세 감축을 면제할 수도 있다.
한국은 WTO에 개발도상국으로 들어가 있으며,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같은 날 이른바 '구글세'라고 불리는 디지털세와 관련해 미국과 프랑스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 와인에 보복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일본의 수출규제가 확대되고 있다.
일본은 지난 1일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해 한국으로의 수출을 규제했고 다음달 중으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할 전망이다.
WTO 보고서는 "수출규제 조치의 영향 범위나 관세 부과 정도가 커지고 있다"며 "특히 주요 20개국(G20) 국가에서 시행한 수출규제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가 무역전쟁의 포화에 휩싸인 가운데 무역구제 처분은 오히려 계속 줄어들고 있다.
2018년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무역구제가 개시된 경우는 99건, 월평균 14.1건이었다. 이는 2012년 집계 이후 최저치다.
직전 조사 기간인 2017년 10월부터 2018년 10월까지는 총 296건(월 24.7건)의 무역구제가 새로이 착수 절차를 밟았다.
또 무역구제 종료 건수가 개시 건수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최근 7개월간 무역구제 종료 건수는 112건(월 16.0건)이었다.
WTO는 "보고서는 무역 긴장이 글로벌 무역 환경을 압도하고 있다는 증거를 보여준다"며 "보고서가 담고 있는 메시지는 매우 심각하고 경고음이 이미 울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WTO 회원국이 이 같은 상황을 되돌리기 위해 합심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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