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이어 두번째…"건강 양호…韓선원 2명, 호텔서 선박으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북한의 러시아 어선 억류가 10일 이상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 직원들이 원산항을 찾아 선원들을 면담한 것으로 27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러시아 대사관 직원들의 선원 면담은 지난 22일에 이어 두 번째다. 억류된 선원 가운데는 한국인도 2명 포함돼 있다.
주북 러시아 대사관은 이날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26일 대사관 영사과 직원들과 의료진이 지난 17일부터 북한 국경수비대에 억류돼 있는 (러시아) 어선 '샹 하이린(Xiang Hai Lin) 8호' 선원들과 두 번째로 만났다"고 전했다.
대사관은 의료진이 선원들의 건강을 점검했으며 이들의 상태는 좋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소개했다.
또 북한 측이 선박에 10t의 물을 제공했으며 선장이 북한 측과 필요한 식료품 공급 문제도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사관은 이어 현지 호텔에서 조사를 받던 한국인 선원들도 조사가 끝나고 선박으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대사관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에는 러시아 선원들과 함께 어선에 타고 있는 한국인 추정 선원 2명의 모습도 확인됐다.
대사관은 북한 당국과 조속한 조사 완료와 선원 귀환을 위한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현지 언론과 주북 러시아 대사관 등에 따르면 한국 속초항을 출발해 러시아 극동 쪽으로 항해하던 샹 하이린 8호는 지난 17일 새벽 동해상에서 북한 국경수비대에 나포돼 원산항으로 이송됐다.
북한 측은 '북한 영토 입국 및 체류 규정' 위반을 이유로 선박을 억류하고 15명의 러시아인과 2명의 한국인으로 구성된 선원들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선 선사 측은 북한 국경수비대가 50해리(약 92km) 보호구역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어선을 나포했다면서 선원들은 그러한 구역의 존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북한 당국은 어선 예인 뒤 러시아인 선장과 부선장, 한국인 선원 2명 등을 원산 시내 호텔에 투숙시키면서 조사를 진행하고 나머지 선원들은 그대로 배에 남겨두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와 관련 한국 통일부는 샹 하이린 8호가 16일 오후 7시께 속초항을 출발해 러시아 극동 자루비노항으로 향하던 중 기관 고장으로 표류, 17일쯤 동해상 북측 수역에 들어갔다가 단속에 걸려 북한 원산항으로 인도됐다고 밝혔다.
한국인 선원 2명은 각각 50대, 60대 남성으로 러시아 선사와 기술지도 계약을 맺고 어업지도 및 감독관 자격으로 승선한 것으로 파악됐다.
통일부는 18일 상황을 인지한 이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대북통지문을 전달하고 수차례 북측에 회신을 요청해왔지만 별다른 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