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서 브렉시트 이후 국내경제 활성화 계획 밝혀
낙후 지역 인프라 구축에 5조 기금…잉글랜드 북부에 고속철도 투자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영국 신임 총리가 27일(현지시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가 영국 경제에 거대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간 더타임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이날 맨체스터 과학산업박물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브렉시트는 물론 국내 경제 활성화 정책 등에 관한 의견을 밝혔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에 대해 "영국의 방향을 바꾸고, 영국을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U를 떠나는 것은 수십년간 허용되지 않았던 거대한 경제적 기회"라고 강조했다.
취임 이후 처음으로 런던을 벗어나 연설을 한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이후 국내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자유무역항 설치, 기업 세금감면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런던 등 대도시와 남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북부 지역의 교육과 치안, 통신 인프라, 기술 혁신 등을 위한 대대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여기에는 낙후 지역의 교통과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기 위한 36억 파운드(약 5조3천억원) 규모의 '타운 기금'(towns fund) 조성이 포함됐다.
아울러 잉글랜드 북부 리즈와 맨체스터를 잇는 고속열차에 대한 투자 계획도 밝혔다.
존슨 총리는 "런던과 마찬가지로 여기 맨체스터 중심지는 전 세계에서 감탄할만한 곳이지만 여기서 몇 마일만 벗어나도 얘기는 달라진다"면서 "많은 젊은이는 절망이나 언젠가 여기서 벗어나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 둘 중 하나에 부딪히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이 지역이나 이곳에서 자란 사람들의 잘못이 아니다"라며 "그들은 실패하지 않았다. 우리 정치인들이 실패했다"고 자책했다.
존슨 총리는 "사람들이 (2016년 국민투표에서) EU 탈퇴를 결정했을 때, 그들은 단지 EU에만 반대했던 것이 아니라 런던에, 그리고 멀리 떨어진 곳에 권력이 집중되는 것에 반대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통제권을 찾는다는 것은 단순히 영국이 EU로부터 자주권을 회복하는 것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는 우리 도시와 주, 마을이 좀 더 자치권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의 모든 지역이 브렉시트로 인한 기회를 갖게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에 관한 질문에 EU 내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싶지만, 이는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 중 '안전장치'(backstop) 폐지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영국과 EU는 지난해 11월 브렉시트 협상을 타결하면서, 아일랜드 국경에서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미래관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안전장치에 합의했다.
그러나 일단 안전장치 종료 시한이 없는 데다, 북아일랜드만 별도 상품규제를 적용받을 수 있어 브렉시트 강경론자, 보수당과 사실상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이 강하게 반발해왔다.
존슨 총리는 "영국을 분열시키는 반(反) 민주적인 '안전장치'가 있는 한 브렉시트 문제를 풀어나가기 어렵다"면서 "여기서 벗어나야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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