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워싱턴, 무더위 속 4만가구 정전…'맨해튼 암흑 재연?' 화들짝

입력 2019-07-28 09:16  

美워싱턴, 무더위 속 4만가구 정전…'맨해튼 암흑 재연?' 화들짝
주말 시민들 불편…냉방기 멈추고 엘리베이터 안에 갇히고
전력회사측 "변압기 문제, 원인 조사중"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서 주말인 27일(현지시간) 4만 가구가량이 정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상당수가 출근하지 않는 주말이라 그나마 평일보다는 피해가 덜했으나 찜통더위 속에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특히 '뉴욕 대정전' 사태 42주년인 지난 13일 공교롭게 변압기 화재에 따른 정전이 발생, 맨해튼 도심이 암흑천지로 변한 일이 발생한 지 2주 만에 미국의 심장부 워싱턴DC에서 정전이 발생하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번지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언론에 따르면 전력 공급회사인 펩코(Pepco)를 이용하는 워싱턴DC 내 NW(노스웨스트) 지역의 약 3만9천여 가구가 이날 오후 정전됐다. 정전 지역에는 쇼, 로건서클, U 스트리트, 듀폰서클, 애덤스모건 지역 등이 포함됐다. WP는 "정전이 워싱턴DC의 NW 지역을 덥고 어둡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전기가 나가기 시작한 건 오후 2시30분 부터다. 수은주가 화씨 약 90도(섭씨 약 32도)로 치솟은 무더위 속에 냉방기들이 일순 작동을 멈췄고 자동 화재경보기가 울리기 시작했다.
또한 엘리베이터 안에 갇힌 사람들로부터 전화도 쇄도했다고 워싱턴DC의 화재 및 응급의료서비스 부 관계자가 전했다. 다만 아직 정전으로 인한 부상자 기록은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호등도 불이 나갔고, U 스트리트 및 14가 일대의 상업 지구를 따라 늘어선 업체들도 일손을 놓아야 했다.
메드스타 워싱턴 병원 센터와 하워드 대학 병원도 정전이 되면서 비상용 발전기를 돌려 전원을 공급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케네디 센터 등 일부 문화 시설도 정전의 영향을 받았다.
베네커 실외 수영장도 정전으로 문을 닫았다. 이에 따라 '피서'를 위해 이곳을 찾았던 시민들은 다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다행히 전철은 영향을 받지 않았으나 U스트리트 역으로 들어가는 입구 한 곳은 폐쇄됐다.
NW 지역 내 14번가에 위치한 식료품점인 '트레이더 조'의 한 직원은 WP에 "우리는 처음에는 잠깐 정전이 된 줄 알았었는데 생각보다 오래갔다"며 매장 직원들이 전원이 완전히 나가기 전에 손님들을 밖으로 내보냈고 손님들도 대처를 잘했다고 전했다.
이번 정전 사태는 플로리다 애비뉴에 있는 변전소 문제로 인해 발생했다고 펩코 대변인이 밝혔다.
펩코측은 트윗을 통해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그리고 안전하게 고객들에게 전원이 다시 들어올 수 있도록 작업하고 있다"며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펩코 관계자들은 정전 사태가 완전히 복구되는 시점에 대해 자신하지 못했으나 오후 4시께 상당수 지역에는 전원이 돌아왔고, 오후 6시30분 현재 약 6천 가구가 여전히 정전 상태라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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