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우소나루 대통령 "아마존이 경제 성장 걸림돌"…상업 개발 확대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정부가 올해 초 출범한 이후 아마존 열대우림의 훼손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브라질 정부 자료를 인용해 올해 1월 이후 현재까지 아마존 열대우림의 면적이 3천440㎢ 이상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는 작년도 같은 기간 훼손된 아마존 열대우림보다 39%나 넓은 면적이다.
건기에 들어서 벌목이 더 쉬워진 6월에는 전년 동기보다 80%나 넓은 면적의 숲이 사라지는 등 삼림이 파괴되는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는 추세다.
여기에는 환경 훼손 관련 벌금을 폐지하고 삼림 보호구역에서 나무를 자르다 적발된 업자들의 차량과 장비를 불태워 파기하는 조처를 중단하려는 현 정부의 움직임이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작년 10월 브라질 대선에서 좌파 노동자당(PT)의 페르난두 아다지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상업적 개발을 허용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세계 최대 열대우림인 아마존이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브라질의 트럼프'라고도 불리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개인적으로도 2012년 초 리우데자네이루 주(州)의 한 생태보호지에 낚싯배를 띄웠다가 적발된 전력이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끝까지 벌금 납부를 거부했고, 그를 단속했던 공무원은 올해 3월 갑작스레 강등 조처됐다.
열대우림 파괴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자 브라질 역대 환경부 장관 8명은 지난 5월 공동서한을 통해 "아마존의 삼림 훼손이 제어를 벗어날 위험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통계의 신뢰도에 문제를 제기하며 경고를 무시했다고 NYT는 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최근 유럽계 외신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선 아마존에 대한 집착은 "환경 관련 정신병"(environmental psychosis)의 일종이라면서 환경운동가들을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아마존은 우리 것이지, 당신들 것이 아니다"라면서 아마존 열대우림 개발은 브라질의 주권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브라질은 작년 말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 개최를 돌연 포기했고, 환경 관련 기관 예산도 24% 이상 삭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 국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아마존을 자연 그대로 보전하라는 요구는 브라질의 발전을 저해하려는 국제적 음모의 일부라고 주장한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은 브라질, 볼리비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가이아나, 페루, 수리남, 베네수엘라 등 남미 8개국에 걸쳐 있으며 전체 넓이는 750만㎢에 달한다.
아마존 열대우림에는 지구 생물 종의 3분의 1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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