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미국과 영국이 참여하는 서방 첩보 동맹이 온라인 범죄 대응을 이유로 암호화 메신저에 대한 합법적인 '백도어'(비인증 사용자가 앱의 기능을 무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몰래 설치된 통신 연결 기능) 허용 문제를 논의한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첩보 동맹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에 참가하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5개국 정보 및 경찰 당국자들은 30일 영국 런던에서 암호화 메신저 백도어 문제를 논의한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아동 학대나 테러 모의 등에 대처하기 위해 당국이 페이스북이나 왓츠앱 등 암호화 메신저에 합법적으로 접근해 정보를 수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암호화 메신저들은 암호를 푸는 키를 서버가 아닌 개인 단말기에만 저장하는 '종단 간'(end-to-end) 암호화 방식을 사용한다. 따라서 송신자와 수신자만 메시지에 접근할 수 있다.
페이스북 역시 수십억명에 달하는 이용자가 쓰는 메신저 서비스에 이런 종단 간 암호화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며, 애플, 구글 등도 새로운 암호화 브라우저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6월 런던 브리지를 공격한 테러범들은 암호화 메신저 왓츠앱을 통해 테러를 모의, 당국의 감시망을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당국이 합법적인 백도어를 사용할 수 있어야만 이런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게 첩보 동맹 당국자들의 주장이다.
다만, 이들은 백도어 사용을 테러나 아동 성 학대 등 아주 특별한 경우로 한정하며, 이 경우에도 사법부와 각료의 재가를 의무화 한다는 입장이다.
영국 내무부는 "강력한 암호화는 온라인 유해물로부터 모두를 보호하는데 중요한 부분"이라며 "또 우리 법 집행 당국이 테러범과 범죄자들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도록 하려면 합법적이고 예외적인 정보 접근 권한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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