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르 터키 국방장관, 마크 에스퍼 신임 美국방장관과 통화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미국과 시리아 안전지대 구축 문제를 논의 중인 터키 국방장관이 미국과 합의를 보지 못할 경우 터키만의 자체 안전지대 설치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터키 국방부는 30일(현지시간) 훌루시 아카르 국방장관이 마크 에스퍼 신임 미국 국방장관과 통화하고 시리아 북동부 안전지대 설치 계획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아카르 장관은 통화에서 "미국과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자체 안전지대를 설치하겠다"며 "터키는 결코 시리아 접경지대의 '테러 통로'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터키는 시리아 북동부 안전지대를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하고 효율적이며 적절한 세력"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에스퍼 장관에게 안전지대의 폭은 30∼40㎞가 적절하며 해당 지역 내 모든 쿠르드 인민수비대(YPG)의 철수와 무기 회수를 요구했다.
아울러 YPG가 설치한 모든 터널과 은신처, 장비, 탄약 등을 터키군과 미군이 협력해 통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터키 국경과 쿠르드족이 장악한 시리아 북동부에 안전지대를 설치하는 방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처음 제안했다.
쿠르드 인민수비대는 IS 격퇴전 당시 미국과 함께 최전선에서 전투를 벌였으나 터키는 이들을 자국 내 분리주의 테러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의 분파로 보고 있다.
IS 격퇴전이 끝나자 터키군은 시리아 국경을 넘어 쿠르드 민병대를 공격할 움직임을 보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IS 격퇴전에서 활약한 쿠르드족을 보호하기 위해 양국 접경지대에 폭 20마일(32㎞)의 안전지대 설치를 제안했다.
터키도 큰 틀에서 이에 동의했으나 양측은 안전지대 관리 주체와 비용 부담 등에서 이견을 보여왔다.
지난주 미국과 터키의 군사 관계자들은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안전지대 설치 문제를 논의했으나 여전히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며 미국의 결단을 촉구했다.
한편, 아카르 장관은 미국이 터키의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 도입을 명분으로 판매 금지 조처를 한 F-35 전투기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터키는 단순한 구매자가 아니라 F-35 국제 개발 프로그램의 참여국이자 투자자"라며 "터키는 F-35 개발 프로그램에 계속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애초 터키에 F-35 전투기 100대를 판매할 계획이었으나 터키가 러시아의 S-400 미사일 도입을 결정하자 F-35의 기밀정보가 러시아에 유출될 수 있다며 F-35 판매를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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