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관 잡을 강한 사람 필요"…코츠 현 국장에 대해선 "혼란스런 발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정보기관들을 총괄·조율하는 국가정보국(DNI)에 '충성파' 하원의원 존 래트클리프를 지명한 데 대해 쏟아지는 비난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래트클리프가 상원에서 인준을 받는다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할 것"이라고 장담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그는 "우리는 그 자리에 그와 같은 사람을 필요로 한다"며 "우리는 그곳의 고삐를 잡을 수 있는 강한 사람을 필요로 한다. 왜냐면 여러분 모두가 아는 것처럼 정보기관들이 미친듯이 날뛰어왔기(run amok)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미 정보당국이 2016년 대선에서 러시아가 트럼프의 당선을 도울 목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결론을 내린 데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뿌리깊은 반감이 반영된 발언으로 보인다.
'러시아 스캔들'뿐만 아니라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비핵화를 실행할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미 정보당국의 판단과 이란이 핵합의를 충실히 지키고 있다는 정보 수장들의 발언도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자극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공개 언급한 댄 코츠 현 DNI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 끝에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미 언론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코츠 국장과의 갈등설을 부인하면서 "그는 내 친구이자 아주 훌륭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댄이 다소 혼란스러운 발언들을 했다"며 사실상 이견이 있었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정보당국을 비판하고 래트클리프를 옹호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상원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 상원의원은 "우리 정보기관원들은 더이상의 근거없는 공격이 아니라 우리의 감사와 지지를 받을 자격이 있다"며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안녕이라는 렌즈를 통해서만 정보와 국가안보 문제를 바라보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정보위 소속인 민주당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의원은 "래트클리프 의원은 하원에서 4년을 보냈고 텍사스의 작은 마을 시장이었을 뿐"이라면서 "이것(DNI 국장)은 하면서 배우는 자리가 아니며,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자에게 주어져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래트클리프 의회 인준의 열쇠를 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다소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아직 래트클리프를 만나지 못했다. 곧 만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여러분이 알다시피 대통령의 지명자들에게 마음이 기울어지기는 하지만, 그를 만나서 배경과 자격을 논의하기 전까지는 언급하지 않는 편이 낫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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