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킥 우유' 이을 신제품 모색…'일자리 창출' 인정받아 고용부 시상도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우유업체 푸르밀 신동환 대표는 업계 전반적으로 불황을 겪는 가운데 오히려 과감한 투자로 '살아남는' 신제품을 만들어야 기업도 생존할 수 있다고 1일 강조했다.
신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신제품 35개가 165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신제품 30여가지 가운데 1∼2개만 성공해도 나머지 비용을 다 커버할 정도로 이익이 남는다"며 "한두 개라도 성공해서 3년 이상 살아남는 장수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올해로 창사 41주년을 맞은 푸르밀은 '비피더스'·'검은콩이 들어 있는 우유'·'바나나킥 우유' 등 익숙한 제품을 선보이는 유가공 전문 기업이다.
1978년 롯데그룹 산하 롯데유업으로 출발했다가 2007년 4월 그룹에서 분사하면서 사명을 푸르밀로 교체했다. 신 대표는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차남으로, 지난해 1월부터 푸르밀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를 이끌고 있다.
신 대표는 "과거 롯데그룹이라는 '큰 우산' 아래에서 잘 커왔지만, 성장 동력의 측면에서 대한민국의 톱 브랜드가 되려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전략 제품이 몇 개 있어야 한다"며 "우리는 노력을 하지 않은 결과 '비피더스' 등 세 품목 말고는 내세울 게 없었다"고 털어놨다.
신 대표는 이에 취임 후 1년여간 30여 가지의 신제품을 줄기차게 선보였다. 이 가운데 '바나나킥 우유'·'초코 바나나킥 우유'가 각각 연 1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히트를 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그는 "지난 20년간 잘 되는 다른 회사를 따라가기만 했지, 우리가 먼저 시도한 적이 없었다"며 "따라가기만 해서는 실패도 없지만 성공도 없다. 실패도 성공의 과정이기 때문에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우유업계는 푸르밀뿐 아니라 너나 할 것 없이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주 52시간제 도입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에 더해 지난해 8월부터는 원유 수매 가격도 인상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과거와는 달리 '국민 음료'로 등극한 커피와 골목골목 자리한 커피전문점은 우유 제품이 설 자리를 좁아지게 만들고 있다.
신 대표 역시 "우유는 과거에는 없으면 안 되는 제품이었지만, 지금은 대체 가능한 것이 얼마든지 있다"며 "당장은 할 수 없겠지만 회사 비전을 생각했을 때 유가공 사업 이외에 수익을 내는 신규 사업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가격도 좋으면서 품질도 갖춘 이색적이고 재미있는 커피를 만들어보려 한다"며 "커피 제품은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일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회사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 성인도 좋아할 만한 장난감과 컬래버레이션(협업)한 제품을 1∼2년 이내에 개발하려 하고 있다"며 "협업 제품은 감수성을 일으키면서 기존에 없던 재미를 일깨워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취임 이래 회사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도 상당한 공을 쏟았다. 어려운 여건 아래에서도 주 52시간 시행에 맞춰 올해 50명을 신규 채용했다. 종전 인력 규모가 450명인 점을 고려하면 10% 이상 늘리는 강수다.
생산 인력이 늘어나면서 35억원을 투입해 전주와 대구 공장의 설비도 증설했다.
푸르밀은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최근 고용노동부가 시상하는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부터는 한국전기안전공사와 손잡고 어린이 감전사고 예방을 위한 '올바른 전기안전 습관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신 대표는 "유업계를 선도하는 유가공 전문기업으로 사명감을 가지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근무 환경 개선에 힘쓸 것"이라며 "참신하고 재미있는 제품을 계속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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