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44명 첫 신의주 관광으로 시작…올해는 평양 관광객 몰려 하루 1천명 제한"
(세종=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계기로 북한을 찾는 이른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수가 한층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1일 한국개발연구원(KDI) 북한경제리뷰 7월호에 실린 '중국인 북한 관광의 흐름과 변화'에 따르면 방북 중국인 관광객 규모는 지난해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30여년간 방북 중국인 관광객 수가 양국관계에 따라 출렁였던 것을 고려하면 시 주석의 방북으로 중국 관광객 수가 한층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중국인 관광객을 처음 맞은 것은 1988년 4월 18일이다. 당시 단체관광객 44명이 버스로 압록강을 건너 하루 동안 신의주를 둘러봤다.
초창기에는 북한 변경지역에 하루만 머물 수 있도록 하고 연간 관광객 규모도 210명으로 제한했지만, 북한 관광이 인기를 끌면서 1988∼1990년 변경 관광 참가자 수는 8천752명에 달했다.
이후 1992년에 중국 정부가 평양까지 관광할 수 있도록 추가 승인하면서 단둥(丹東)을 거치는 중국인 방북 관광객 수가 1997년 4만8천명을 넘기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서 북한은 본격적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2002년 북한을 찾은 관광객 수는 19만4천명, 이 가운데 중국인은 12만1천명(62.4%)이었다.
하지만 이후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하자 방북 관광객 수가 줄어들었다. 2009년에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2만4천명으로 떨어졌다.
시들해진 북한 관광에 불을 다시 댕긴 것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방북이었다.
2009년 북중수교 60주년을 맞아 원 총리가 북한을 찾았고, 양국은 북한을 단체관광목적지로 지정했다. 방북 중국인 관광객 수는 2010년 13만1천명에서 2012년 23만7천명까지 뛰었다.
최근 통계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지만,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면서 2018년에도 방북 중국인 관광객 수가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추정했다.
북한은 평양 숙박시설 부족을 이유로 3월 관광객을 하루 1천명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여기에 6월 시 주석이 북한을 찾으면서 방북 중국인 여행객이 한층 많아질 것으로 점쳐진다. 시 주석은 방북 전 노동신문 기고를 통해 중국인의 북한 관광 활성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보고서 저자인 김한규 한국관광공사 차장은 "2009년 원 총리가 북한을 방문하면서 방북 규모가 커졌는데 시 주석이 방북한 2019년은 '2009년 데자뷔'인 셈"이라며 "중국인의 북한 관광은 2018년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빠르게 성장 중이고 당분간 이런 흐름이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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