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전북분원 성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려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자동차, 선박, 웨어러블 기기 등에 쓰일 것으로 기대되는 신소재 탄소나노튜브(CNT) 섬유를 수 분 안에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분원 복합소재기술연구소의 김승민·정현수 박사팀은 서울대 연구진과 함께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높고 전기전도도가 우수한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빠르게 만드는 방법을 찾았다고 1일 밝혔다.
탄소나노튜브 섬유는 탄소 원자가 원통형 구조를 이루는 탄소나노튜브를 실처럼 길게 만든 물질이다. 섬유 형태 소재 중 강도가 높고 전기전도도가 뛰어나 초경량 도선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주·항공 분야와 자동차, 선박,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곳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지만 생산기술이 부족해 상용화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탄소나노튜브 섬유 제조에는 탄소나노튜브 합성부터 섬유화까지 한 번에 이루어지는 직접방사법(direct spinning)과 탄소나노튜브를 용매에 분산해 섬유화하는 습식방사법(wet spinning)이 사용되는 데 두 방법 모두 상용화에 적합하지 않은 단점이 있다.
연구진은 직접방사법과 습식방사법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공정으로 기존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직접방사법으로 실 형태로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합성한 뒤, 이 물질을 습식방사법에서 사용되는 강한 산성용액으로 처리해 강도를 높였다.
새 방법으로 만든 탄소나노튜브 섬유의 밀집도는 강한 산성 용액을 처리하기 전보다 160%, 정렬도는 240% 향상됐다. 직접방사법으로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제조하면 강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는데, 습식방사법 요소를 적용한 공정으로 해결 방안을 찾은 셈이다. 또 이 방법은 공정이 복잡하고 합성에 수일이 소요되는 습식방사법과 달리 수 분 만에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만들 수 있다.
연구진이 새 방법으로 만들어낸 탄소나노튜브 섬유는 탄소섬유처럼 단단했고 전도도는 금속 소재와 유사했다. 또 일반 섬유처럼 유연하기도 했다.
김승민 박사는 "기존 산업에 사용되는 소재의 물성을 넘을 수 있는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효율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며 "확보한 기술을 더 발전시키는 데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7월 4일자)에 실렸다. 관련 기술은 한국과 미국 특허로 각각 등록됐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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