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새 27%→38%로 늘어"…경제난 장기화 등 영향인 듯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기 임기가 끝나는 2024년 이후에도 대통령으로 남아있길 원치 않는 러시아 국민 비율이 최근 1년여 사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여론조사 전문기관 '레바다-첸트르'가 30일(현지시간)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현 임기가 끝나는 2024년 이후에도 그가 대통령직에 남아있길 원하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38%가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조사 때의 27%보다 11%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푸틴이 2024년 이후에도 계속 대통령으로 남아있길 원한다고 답한 응답자도 54%로 지난해 5월 조사 때(51%)보다 역시 늘었지만, 그 비율은 훨씬 낮았다.
'답변하기 어렵다'고 응답한 사람은 지난해 22%에서 올해 8%로 훨씬 줄었다.
해당 질문과 관련 입장을 정하지 못했던 다수가 부정적인 답변("원치 않는다") 쪽으로 기운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여론조사는 7월 18~24일 러시아 전국 137개 거주 지역 성인 남녀 1천60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레바다-첸트르 소장 레프 구드코프는 현지 일간 '베도모스티'에 "최근 들어 푸틴 대통령이 악화하는 경제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점점 작아지고 있고 지난해 연금개혁 이후에는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드코프는 "푸틴에 대해 가장 비판적인 그룹은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교육받은 25~30세 국민들"이라면서 "이들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2000~2008년 대통령직을 연임한 푸틴 대통령은 4년 동안 총리로 물러났다가 2012년 대선을 통해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난 대통령직에 복귀했으며 지난해 3월 대선에서 또다시 당선돼 4기 집권에 성공했다.
3연임을 금지하는 현행 헌법에 따르면 푸틴은 4기 임기가 끝나는 2024년에는 다시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하지만 일각에선 벌써 푸틴 대통령이 2024년 이후에도 다시 집권할 수 있도록 3연임 금지 조항을 수정하는 개헌을 하자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는 러시아 정부가 정년과 연금 수령 연령을 상향 조정하는 연금법 개혁안을 발표한 지난해 6월 이후 추락세를 보여왔다.
푸틴은 지난해 10월 정년 연령을 남성은 60세에서 65세로, 여성은 55세에서 60세로 단계적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은 연금법 개정안에 최종 서명했다.
상당수 국민의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추진한 연금개혁의 부정적 영향과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몇 년 동안 지속하는 경제난으로 한동안 70%대 이상을 자랑하던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서서히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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