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비디오 스캔들'로 후임 총리 후보군 인기 떨어져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세계 최고령 국가 정상인 마하티르 모하맛(94) 말레이시아 총리가 취임 후 2∼3년 안에 하야하겠다는 의사를 거듭해서 밝혔다.
하지만, 오히려 야당 대표들이 마하티르 총리를 찾아가 "5년 임기를 다 채워달라"고 요청했다고 스트레이츠타임스 등이 2일 보도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1981년 총리직에 올라 2003년까지 22년간 장기집권했다.
이후 15년만인 지난해 5월 다시 총리에 취임하면서 2∼3년만 총리직을 수행한 뒤 안와르 이브라힘(71) 인민정의당(PKR) 총재에게 권좌를 넘기겠다고 약속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지난달 24일 터키방송과 인터뷰에서 "내가 물러나면 안와르가 물려받기로 이미 동의했다"며 "나는 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과 범말레이시아이슬람당(PAS) 등 야당 대표들이 지난달 30일 마하티르 총리를 찾아가 다음 총선까지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것을 요청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1일 기자들과 만나 "임기가 끝날 때까지 당신들이 나를 코너에 몰아넣고 머리에 총을 겨누지 않는 한 중간에 물러날 것이라고 야당 대표들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상황이 호전되면 물러날 것이다. 2년이 될지, 3년이 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마하티르 총리가 안와르에게 총리직을 넘기겠다고 공언하지만, 실제로는 아즈민 알리(55) 경제부 장관을 후임으로 지목할 것이란 전망이 계속 나왔다.
그러다 안와르와 아즈민이 '섹스 비디오 스캔들'에 얽히면서 이들의 인기가 떨어지고, 마하티르 총리 지지율이 더 올라간 상황이다.
지난 6월 SNS를 통해 두 남성의 섹스 동영상이 퍼졌는데 등장인물 중 한 명이 아즈민으로 지목됐다.
경찰은 수사 결과 "한 정당 지도자가 이 영상의 배포를 주도했다"고 발표했으며, 안와르가 아즈민을 정치적으로 매장하려고 동영상을 배포했다는 음모론이 제기됐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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