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영국 잉글랜드 중부의 한 저수지 댐 벽면이 파손돼 댐 붕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130만t이 넘는 물이 쏟아져 내릴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 경찰은 이날 잉글랜드 중부 더비셔 카운티 웨일리 브리지 마을 주민 6천500여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수일간 폭우가 이어지면서 웨일리 브리지 마을과 맞닿아 있는 토드브룩 저수지 댐 벽면 일부가 무너져 내렸기 때문이다.
저수지 아래 고이트 강 유역에는 사망자 발생이 우려될 때 발령되는 '심각한 홍수 경보'가 내려졌다.
현지 비정부기구인 캐널 앤드 리버 트러스트의 줄리 샤먼 최고운영책임자는 "여분의 유량을 흘려보내는 여수로(spillway)가 부서졌다"면서 "추가 손상을 막기 위해 저수량을 줄이려 노력 중이다. 댐이 망가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펌프 10기를 동원해 저수지에서 분당 7천 리터의 물을 퍼내고 있다.
이날 낮부터는 공군 헬기를 동원해 주변 수로에 400t에 달하는 골재를 투하함으로써 추가적인 물 유입을 막는 작전도 벌이고 있다.
문제는 수위를 안전한 수준으로 낮출 때까지 댐이 견뎌낼 수 있느냐다.
1831년 지어진 토사 댐인 토드브룩은 수년 전 대대적인 수리를 받았지만, 계속된 폭우로 지나치게 수위가 높아지면서 문제를 일으켰다.
BBC는 이 댐이 하룻밤을 버티는지가 관건이라면서 당장의 위기만 넘긴다면 안전히 댐을 수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파손 부위가 상단부인 만큼 수위를 조금만 낮춰도 위험성이 급격히 내려간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현지에선 수위를 신속히 낮추기 힘들 것이란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댐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수위를 2m 낮추는데도 2∼3일이 걸린다는데 강한 비가 내리고 있어서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나무와 잡초로 여수로가 막히고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이제야 제거에 나선다. 왜 평소에 관리하지 않았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선 댐의 미래가 불확실하다"면서 "댐이 무너진다면 사람들에게 매우 실제적인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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