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영국 총리, 취임 후 첫 보궐선거 패배로 타격(종합)

입력 2019-08-02 22:32  

존슨 영국 총리, 취임 후 첫 보궐선거 패배로 타격(종합)
보수-DUP 연정, 하원 다수 1석으로 줄어 위태
정부불신임 후 조기총선 가능성…보수당-브렉시트당 연합 관측도



(서울·런던=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박대한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취임 후 처음으로 치러진 하원 보궐선거에서 보수당이 자유민주당에 패했다. 보수당 연립정부의 의회 내 다수의석도 불과 1석으로 줄어들었다.
일간 가디언은 존슨 총리가 보궐선거 패배로 큰 타격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1일(현지시간) 치러진 영국 웨일스 브레콘 및 레드너셔 지역구 보궐선거에서 웨일스 자유민주당 대표인 제인 도즈가 보수당의 크리스 데이비스 전 의원을 누르고 승리했다.
지역구 전 의원인 데이비스는 거짓 비용처리 문제가 드러나 지난 6월 1만8천여 주민의 소환요구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했으며 보궐선거를 통해 의원직 복귀를 노렸으나 실패했다.



존슨 총리 취임 후 처음으로 치러진 이번 하원 보궐선거에서 자유민주당은 43.5%(1만3천826표), 보수당은 39%(1만2천401표)의 지지를 얻었다.
당선된 도즈 웨일스 자유민주당 대표는 지난 1985년 같은 지역구에서 치러진 보궐선거가 영국 전역에 걸친 자유당의 부활을 촉발했다면서 "우리가 다시금 그것을 해냈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노동당은 5% 남짓(5.3%)한 1천680표 획득에 그치는 참패(4위)를 기록했다. 브렉시트 당 후보는 10.5%로 3위를 기록했다.
이 지역구는 양 등 축산업이 중심인 곳이다. 만약 '노 딜'(no deal) 브렉시트(Brexit)로 인해 유럽 수출에 관세가 부과되면 큰 타격이 우려되는 지역 중 하나다.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에는 EU 탈퇴 비율이 더 높았다.
이곳에서는 1997∼2015년 계속 자유민주당 의원을 배출했으나 2015년 총선에서 보수당 소속인 데이비스 전 의원이 선출됐다. 그는 2017년 조기총선에서도 의원직을 유지했다.
집권 보수당은 이번 보궐선거를 앞두고 신임 존슨 총리가 선거구를 방문하는 등 지도부 교체에 따른 '보리스 반등'(Boris bounce) 효과를 기대했으나 붐을 일으키는 데 실패했다.
또 존슨 총리 취임 후 불과 8일 만에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패함으로써 전후 치러진 보궐선거 사상 '총리 취임 후 가장 빠른 패배'로 기록되게 됐다.
한편으로 이번 선거에서 브렉시트 당이 3천331표로 3위를 차지함으로써 보수당의 승리를 잠식했지만, 전체적으로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강경노선이 유권자들로부터 정당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라고 영국 언론들은 지적했다.
아울러 주민 소환으로 사임한 전 의원을 다시금 후보로 내세운 것도 보수당이 고전하게 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보궐선거에서 패함으로써 하원 내 보수-(북아일랜드)민주연합당(DUP) 연립정부의 과반의석이 불과 1석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보수당 내 '반란' 의원들의 입김이 강화하면서 존슨 총리가 '노딜' 브렉시트를 준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라고 언론들은 분석했다.
도즈 대표도 당선 후 자신의 첫 조치로 "존슨 총리가 의사당 어디에 숨든 그를 찾아내 '노 딜' 브렉시트를 배제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스위슨 자유민주당 대표는 "보수당 의석 감소는 존슨 총리가 영국을 EU로부터 탈퇴시킬 권한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번 보궐선거 승리로 자유민주당이 EU 탈퇴 지지 비율이 높은 다른 곳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일각에서는 존슨 총리가 여름 휴회기를 지나 하원이 다시 열리면 정부 불신임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단행 전에 조기 총선을 실시하는 방안을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노동당 등 야당에서 정부 불신임안을 통과시켜 조기총선을 촉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영국 '고정임기 의회법'(Fixed-term Parliaments Act 2011)에 따르면 조기총선은 두 가지 조건 중 하나를 충족시켜야 한다.
구체적으로 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 이상의 의원이 조기총선 동의안에 찬성하거나, 정부 불신임안이 하원을 통과하고, 다시 14일 이내에 새로운 정부에 대한 신임안이 하원에서 의결되지 못하는 경우 조기총선이 열리게 된다.
보수당-DUP의 의석수가 과반보다 한석 더 많기 때문에 보수당 내에서 몇 명의 이탈자만 나오더라도 정부 불신임안이 하원을 통과할 수 있다.
이미 일부 보수당 의원은 '노 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정부 불신임 표결에서 정부에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제임스 클레버리 보수당 의장은 만약 불신임 표결이 열리면 보수당 의원들이 존슨 총리를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궐선거 패배로 차기 총선 등에서 보수당이 브렉시트당과 손을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보수당과 브렉시트당이 얻은 표를 합하면 자유민주당이 얻은 표를 넘어선다.
자유민주당은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를 지지하는 정당으로, 웨일스민족당, 녹색당 등 EU 잔류를 지지하는 다른 정당은 이번 보궐선거에서 자유민주당을 지원하기 위해 따로 후보를 내지 않았다.
스위슨 자유민주당 대표가 이번 보궐선거 승리 이후 다른 선거에서도 이같은 협정을 맺을 수도 있다고 밝힌 만큼 보수당 역시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브렉시트당과 선거에서 협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존슨 총리는 당대표 경선 기간 브렉시트당과 총선에서 손을 잡을 가능성에 대해 "이를 배제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앞서 지난 5월 열린 유럽의회 선거에서 보수당 정부가 브렉시트를 완수하지 못한데 실망한 지지층이 옮겨가면서 신생 브렉시트당이 1위로 돌풍을 몰고 온 반면 보수당은 한 자릿수 지지율에 그치는 수모를 겪었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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