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버밍엄대 연구진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화란 국화로 불리는 '피버퓨(feverfew)'의 파테놀라이드(parthenolide) 성분이 만성 림프구 백혈병(CLL)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열병'과 쫓다'를 합성한 이름이 암시하듯이 피버퓨는 편두통, 관절염, 류머티즘, 알레르기 등의 완화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약용 식물로 팔리기도 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영국 버밍엄대 암·유전학 연구소의 앙엘로 아가상겔로이 박사팀은 최근 저널 '메드켐컴(MedChemComm)'에 관련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1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올라온 보도자료에 따르면 파테놀라이드 성분이 항암 특성을 갖고 있다는 건 수년 전에 확인됐다. 하지만 약품으로 개발하기 어려워 관련 연구는 기초적 수준을 넘지 못했다.
버밍엄대 연구팀은 피버퓨에서 직접 파테놀라이드 성분을 추출하는 방법뿐 아니라, 이 성분을 가공해 화합물로 합성하는 방법을 발견했다. 이 화합물이 암세포를 죽이는 효능을 갖고 있다는 것도 동물 실험에서 입증됐다.
연구팀이 합성한 파테놀라이드 화합물은 세포의 활성산소종(ROS)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활성산소는 산화력이 강해 생체 조직을 공격하고 세포를 손상한다.
그러지 않아도 활성산소 수위가 높은 암세포에 파테놀라이드가 작용하면 암세포의 활성산소 농도를 임계점까지 높여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버밍엄대의 윈터본 식물원은 약품 개발에 쓸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피버퓨 재배를 감독하고 있다.
아가상겔로이 박사는 "효과가 있는 CLL 치료제가 몇 가지 있으나 일부 환자가 내성을 보여 파테놀라이드의 잠재적 효능에 관심을 가졌다"면서 "이번에 개발한 화합물은 대안적 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피버퓨의 속명 타나세툼(Tanacetum)은 '불멸'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아타나시아(athanasia)'에서 유래했다. 오랫동안 꽃을 피워 그만큼 흔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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