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부 "미국 주창으로 INF 효력 중단"…조약 공식 폐기

입력 2019-08-02 18:33  

러 외무부 "미국 주창으로 INF 효력 중단"…조약 공식 폐기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외무부가 2일(현지시간) 미국과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효력 중단을 공식 발표했다.
미국이 자국 동부시간 기준 2일 0시(한국시간 2일 오후 1시)를 기해 INF에서 공식 탈퇴한 데 뒤이은 것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법률 정보 공시 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8월 2일 자로 지난 1987년 12월 8일 미국 워싱턴에서 옛 소련과 미국 간에 서명됐던 INF 조약의 효력이 미국 측의 주창으로 중단됐다"고 밝혔다.
INF 조약은 미·소 냉전이 한창이던 1987년 12월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 사이에 체결돼 이듬해 6월 발효했다.
양국은 조약 발효 후 3년 내로 사정거리 500~5500km의 지상 발사 중·단거리 핵미사일을 폐기하기로 하고, 1991년 6월까지 중·단거리 미사일 2천692기를 없앴다.
양국은 해당 범주의 미사일을 추가로 개발·생산·배치하지 않는 다는 데도 합의했다.
그러나 이후 러시아가 INF에 저촉되는 미사일을 개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미국이 2000년대 들어 유럽 미사일방어(MD) 체계를 구축하면서 양국 간에 조약 위반 논쟁이 벌어졌다.
특히 미국은 러시아가 지난 2017년 초 9M729 순항미사일(사거리 2천∼5천㎞)을 실전 배치한 것이 INF 조약의 중대한 위반이라고 비판하며 INF 탈퇴 수순에 들어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2월 2일 "러시아가 (INF)협정 준수로 복귀하지 않으면 조약은 종결될 것"이라며 6개월 뒤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러시아가 조약 참여를 중단하고 새로운 종류의 미사일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을 시작할 것이라고 맞대응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3일 의회 동의를 얻은 INF 참여 중단 법률에 최종 서명했고 법률은 같은 날 발효했다.
미·러 양국의 INF 조약 중단 선언으로 동서 냉전 종식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아온 이 조약은 완전히 폐기됐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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