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스위스 합동 조사단 결론…"붕괴 전 부식 심각"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1년 전 43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탈리아 제노바 모란디 교량 붕괴 참사의 핵심 원인은 '유지보수 및 관리 부실'이라는 분석 보고서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ANSA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피사대와 스위스 연방 재료시험연구소(EMPA) 소속 전문가 3명으로 구성된 합동 조사단은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수개월 간의 실사를 마치고 최근 이러한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조사단은 보고서에서 "교량이 (붕괴 전) 수분과 황화·염화물 같은 성분 탓에 장기간 전반적인 부식 상태에 있었지만 이를 시정하기 위한 의미 있는 유지 보수 작업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교각 상판을 지지하는 강연선(steel strand)도 심각하게 부식된 상태였으며, 이 가운데 일부가 끊어지면서 사고를 초래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번 전문가 보고서에 따라 모란디 교량의 운영과 유지 보수를 담당한 '아우토스트라데 페르 리탈리아'(이하 아우토스트라데)의 민·형사적 책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업체는 세계적인 패션그룹 베네통의 자회사로, 이탈리아 전체 고속도로의 절반인 약 3천㎞ 구간 운영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탈리아 건설교통부 산하 위원회도 이달 초 해당 업체가 유지보수 의무를 소홀히 해 참사가 발생했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운영권 박탈이 정당하다는 결론을 낸 바 있다.
아우토스트라데는 현재 과실치사 등 혐의로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는 처지다.
한편, 건설교통부 산하 위원회는 지난달 31일 회의를 열어 참사 직후 제노바 지역에 내려진 비상사태의 효력을 1년 연장하기로 의결했다. 이로써 사고 지역의 복구와 교량 재건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앞서 작년 8월 14일 이탈리아 북서부 리구리아주(州) 제노바를 관통하는 A10 고속도로 구간에 있는 모란디 다리의 일부 상판과 교각이 순식간에 무너지며 차량 30여 대가 추락, 43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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