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우소나루 정부 개발 우선정책 거부감 확산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가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광산 개발 활동을 대폭 허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여론은 반대 의견이 절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현지시간)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Datafolha)에 따르면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광산 개발 활동을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 86%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절대 찬성과 부분적 찬성은 각각 7%였다.
비정부기구(NGO)인 사회환경연구소(ISA)의 의뢰로 이뤄진 조사에서 지역별·연령별·학력별로도 반대 의견이 일제히 80%를 웃도는 것으로 나왔다.
조사는 지난 4∼6일 168개 도시 2천88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며 오차범위는 ±2%포인트다.
지난 1995∼1996년 브라질 국립원주민재단(Funai) 이사장을 지낸 마르시우 산칠리 ISA 공동대표는 "이번 조사 결과는 원주민 땅을 보호해야 한다는 브라질 국민의 의지를 입증한 것"이라면서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광산 개발을 허용하는 문제와 관련해 의회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칠리 대표는 "자이르 보루소나루 대통령 지지자들조차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벌어지는 채광 활동과 외국 광산업체의 진입에 반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투자 유치, 고용 확대 등을 내세워 환경보호보다는 개발을 우선하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환경법 위반 기업에 대한 벌금 감면과 아마존 열대우림 원주민 보호구역 내 광산개발 허용 의사를 밝히는가 하면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환경보호구역을 대폭 해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엔인권이사회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보우소나루 정부가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를 확대하고 원주민 보호구역을 축소하는가 하면 환경보호 기관의 역할을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환경단체 글로벌 위트니스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02년 이래 브라질에서 활동하다가 살해된 환경운동가가 최소한 653명에 달한다고 전하면서, 환경운동가들에게 브라질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국가 가운데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광업, 농업, 인프라 건설 등 상업적 개발을 약속하고 있으며 이것이 환경운동가들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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