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거된 10대 7명 한 건만 시인…'딥사우스 갈등 원인' 보도에 정부 부인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각종 외교장관 회담이 한창이던 태국 방콕에서 지난 2일 오전 발생한 6건의 소규모 연쇄 폭발 사건의 배후와 동기를 놓고 억측만 무성해지면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4일 싱가포르 스트레이츠 타임스와 외신 등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전날 이번 폭발 사건 용의자로 전날 10대 학생 7명을 붙잡았다.
공업학교 학생들인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단지 경쟁자들을 공격하기 위해서 한 일이라며 정치적 동기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수안루앙 지역 라마9 도로변에 폭탄을 설치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방콕 시내 다른 5곳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와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수안루앙 지역에서는 탁구공 크기만 해 '탁구공 폭탄'이라고 불리는 폭발물이 길가 덤불에 숨겨져 있다가 터지면서 거리 청소부 3명이 다쳤다.
이 지역 외에도 당시 방콕 시내 청논시 BTS역 인근 두 곳과 방콕 외곽 쨍와타나 인근 정부청사 단지 등에서 3건의 폭발이 각각 발생했다.
이와 관련, 일부 언론은 폭발 당시를 보여주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가 열리는 곳에서 수 분 거리의 한 쇼핑몰에서 폭발 사건 전날 모자와 마스크를 쓴 남성이 가게에 들어와 인형을 만지작거린 뒤 다시 선반에 올려놨고 다음 날 새벽 그 선반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장면이 담겼다.
다만 이 폭발이 언론에 보도된 6건의 폭발 사건 중 하나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태국 언론은 또 경찰 소식통을 인용, 이슬람 반군 무장 분쟁이 빈번한 태국 남부지역, 이른바 '딥 사우스' 출신 용의자 두 명이 경찰 조사에서 이번 폭발이 지역 내 갈등과 관련이 있음을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반군에 동조했다는 의혹을 받던 딥사우스 지역 주민이 태국 군부대에서 조사를 받다가 숨진 사건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공범들과 함께 폭발 사건을 계획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그러나 나루몬 삔요신왓 정부 대변인은 해당 언론 보도를 부인하면서 경찰은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연립정부 주축인 팔랑쁘라차랏당의 빠리나 끄라이꿉트 의원은 SNS에 "탁신 친나왓 전 총리는 나쁜 사람이다. 방콕에 불 지르는 것을 중단하더니 이제는 폭탄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고 인터넷 매체 카오솟이 전했다.
탁신 전 총리는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뒤 부패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던 중 해외로 도피해 지속해서 태국 군부를 비판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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