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군사활동 둘러싼 양국 갈등 고조 반영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영국이 국제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에서 군사 활동을 강화하면서 중국과 갈등을 빚는 가운데, 영국 군함이 도버해협에서 마주친 중국 구축함을 추적하는 일이 발생했다.
4일 AP통신에 따르면 영국 해군은 성명을 내고 "영국 군함 HMS 웨스트민스터 함은 전날 중국 해군의 미사일 구축함 시안 함이 도버해협으로 진입하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추적했다"고 밝혔다.
도버해협은 영국의 동남부와 프랑스의 동북부 사이에 있는 해협으로, 영국과 유럽 대륙을 연결하는 최단 거리의 수로이다.
영국 해군에 따르면 시안 함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최된 러시아 '해군의 날' 행사에 참여한 후 중국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3주 전에는 영국 군함이 도버해협에서 러시아로 향하는 이 중국 군함을 발견하고 추적하기도 했다.
HMS 웨스트민스터 함의 윌 패스튼 함장은 "영국 해군은 영해를 거쳐 가는 다른 국가 군함의 활동을 일상적으로 감시한다"고 밝혔다.
양국 군함 사이에 별다른 충돌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영국 군함의 중국 군함 추적은 두 나라가 남중국해 등을 놓고 벌이는 갈등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조성 등에 맞서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는 미국은 동맹국들에 이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영국은 남중국해에서 군사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 해군의 프리깃함 아가일 함은 올해 1월 남중국해에서 미국 제7함대 소속 미사일 구축함 맥캠벨 함과 합동훈련을 했다. 영국이 미국과 남중국해에서 합동으로 훈련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중국은 지난 2월 중국을 방문해 후춘화(胡春華) 부총리 등을 만나려고 했던 필립 해먼드 당시 영국 재무장관의 방중을 갑작스럽게 취소하는 등 남중국해에서 영국의 군사 활동 강화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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