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피로 얼룩진 주말…2건의 총기난사로 30명 사망·50여명 부상(종합2보)

입력 2019-08-04 23:12   수정 2019-08-05 11:25

美 피로 얼룩진 주말…2건의 총기난사로 30명 사망·50여명 부상(종합2보)
3,4일 텍사스주 월마트·오하이오주에서 잇따라 무차별 총기 난사
텍사스주 용의자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 주장…증오범죄 가능성
최근 크고작은 총기난사 사건 이어져…총기규제 필요성 부각될듯



(서울·뉴욕=연합뉴스) 김호준 임성호 기자 이귀원 특파원 = 미국에서 3일과 4일(현지시간) 2건의 잇단 총기난사 사건으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 주말이 피로 얼룩졌다.
지난 3일 텍사스주의 국경도시 엘패소의 월마트에서의 총기 난사 사건으로 20명이 사망하고 26명이 다쳤다.
충격에 빠진 미국…일주일 새 4번의 총기사고 / 연합뉴스 (Yonhapnews)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4일 새벽에는 오하오주 데이턴의 오리건지구에서도 총기 난사가 발생해 용의자를 포함해 10명이 숨지고 최소 26명이 부상했다.
주말 동안 두건의 총기 난사 사건으로 30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다친 것이다.



미국 내 총기규제 강화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텍사스주 월마트 총기 난사의 백인 남성 용의자는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에 대한 대응이라는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져 '증오 범죄'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하이오주 데이턴의 오리건지구에서는 이날 오전 1시께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데이턴 경찰은 트위터를 통해 "오전 1시에 오리건 지구에서 총기 난사 상황이 벌어졌다"며 피해자 9명이 숨졌고 용의자도 사망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사살된 것으로 알려진 용의자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1명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범행 동기 등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방탄복을 입은 용의자는 장총을 사용했고 여러 발의 총탄을 발사했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총격 사건이 발생한 오리건 지구는 술집과 식당, 극장 등이 많은 데이턴 중심가에 있다. 총격 사건은 오리건 지구 이스트 5번가 400블록에서 발생했다.
로이터 통신은 현지 매체를 인용해 총격 사건이 '네드 페퍼스 바'(Ned Peppers Bar)라고 불리는 시설 혹은 그 근처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 술집 옆에 있는 건물 경비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제프라는 남성은 20피트(약 6m) 거리에서 용의자의 총구에서 나오는 불꽃을 봤다고 말했다.
데이턴 경찰 관계자는 현지 매체인 데이턴 데일리 뉴스에 "총격 사건은 아주 짧은 시간에 마무리됐다. 근처에 정기 순찰을 하던 경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데이턴은 오하이오주 서부에 있는 인구 14만명의 작은 도시다.



앞서 3일 오전 10시께 텍사스주 엘패소 동부의 쇼핑단지 내 월마트에서 총기 난사사건이 발생했다.
인터넷에 돌고 있는 총격 현장 동영상에 따르면 백인 남성 용의자는 소총으로 무장한 채 총격 소음 방지용 귀마개를 하고 범행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체포한 용의자가 21세 백인 남성 패트릭 크루시어스라고 밝혔다.
사건 초기 총격범이 여러 명이라는 보도도 나왔으나 경찰은 용의자가 1명이며 체포되지 않은 용의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국은 사건 발생 전 커뮤니티사이트 '에잇챈'(8chan)에 게시된 인종 차별주의적 내용의 성명서를 올린 사람이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인지 등을 검토하고, 이번 총격 사건이 '증오 범죄'와 연관돼 있는지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용의자는 경찰이 출동하자 별다른 저항 없이 월마트 건물 밖에서 스스로 무장을 해제한 뒤 체포됐다.
용의자 크루시어스가 게시한 것으로 보도된 성명서에는 이번 공격이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에 대한 대응이라는 주장이 담겼다.
성명서는 또 유럽인들의 후손이 다른 인종에 압도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백인 우월주의 음모론인 '대전환'(The Great Replacement)도 언급했다. 이 음모론은 지난 3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사원 총격 테러로 50명 이상을 사망케 한 호주 국적의 백인우월주의자 브렌턴 태런트가 범행 전 에잇챈에 올린 성명에서도 언급했던 것이다.
4쪽 분량의 성명에는 인종이 섞이는 현상이 미국을 망친다는 주장과 인종에 따른 영토 분할 제안, 뉴질랜드 테러범에 대한 칭찬도 들어 있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엘패소는 멕시코와 접경한 대표적 국경도시로 사건 현장은 국경으로부터 불과 8㎞ 떨어진 곳이다.
크루시어스는 텍사스 앨런 출신이다. 이곳은 범죄 현장인 앨페소에서 차로 10시간(약 1천㎞) 떨어진 곳이다.
미국 내에서는 최근에도 총기참사가 잇따랐다.
일주일 전인 지난달 27일 뉴욕 브루클린 동쪽 브라운스빌에서 개최된 대규모 연례행사 '올드 타이머스 데이'에서 총격범 2명이 행사가 끝날 무렵 총격을 가해 1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했다.
이튿날에는 캘리포니아주 북부에서 매년 열리는 음식 축제인 '길로이 마늘 페스티벌'에서 총격이 발생해 용의자를 포함해 최소 4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부상했다.
같은 날 중부 위스콘신주에서도 주택 두 곳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나 5명이 숨졌다.
지난달 30일에는 미시시피주 사우스헤이븐에 있는 월마트에서도 전직 직원으로 알려진 총격범이 총탄 10여발을 쏴 동료 월마트 직원 2명이 사망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올해 미국 내에서 3명 이상이 사망한 총기난사 사건이 총 32건 발생했다고 전했다.
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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