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법무부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국경도시 엘패소 시내 월마트에서 총기를 난사해 20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26명을 다치게 한 뒤 체포된 총격 용의자 패트릭 크루시어스(21)를 '연방 증오범죄'(federal hate crime)로 기소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A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법무부 내부 의사 결정 과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용의자가 연방 증오범죄로 기소될 경우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구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체포된 총격 용의자 크루시어스는 현재도 최고 사형에 처할 수 있는 가중 일급 살인 혐의로 엘패스 시내 구치소에 구금됐다. 용의자에게 변호사가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2017년 8월 미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백인 우월주의 집회에 맞서는 맞불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차량을 몰고 돌진해 1명을 숨지게 하고 10여 명을 다치게 한 극우단체 회원 제임스 알렉스 필즈(22)에게는 종신형과 징역 419년형이 내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법무부 소식통은 크루시어스의 총격이 훨씬 많은 사상자를 낳았다는 점에서 극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내다봤다.
크루시어스는 전날 오전 10시께 엘패소 시내 동부 쇼핑단지 내에 개학 시즌을 앞두고 3천 명 가까운 쇼핑객이 몰린 월마트에서 총기를 난사했다. 엘패소 전체 인구는 약 68만 명이다.
인터넷에 나돌고 있는 총격 현장 CCTV 영상을 보면 크루시어스가 총격 소음을 막는 귀마개를 한 상태에서 개머리판이 있는 라이플(엽총) 스타일의 총기를 조준 사격하는 모습이 나온다.
용의자의 총기에는 앞으로 휘어진 형태의 긴 탄창이 달려 있어 한 번에 다량의 총탄 발사가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총격은 2017년 11월 텍사스주의 한 교회에서 26명을 숨지게 한 총기 난사 이후 2년 만에 가장 큰 인명 피해를 초래한 사건이다.
엘패소 현지 병원 의료진은 후송된 부상자 가운데 3명이 중태여서 인명 피해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엘패소 델 솔 메디컬 센터의 의사 스티븐 플래허티는 AP통신에 "모두 11명의 총격 부상자가 후송돼 치료받았으며, 연령대는 35세부터 82세까지 걸쳐 있다"라면서 "많은 환자가 응급 치료를 받은 뒤 수술실로 들어갔으며, 여러 번 수술을 받은 환자도 있다"라고 전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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