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딸 패티 데비이스가 아프리카 외교관들을 원숭이라고 조롱한 아버지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ABC방송에 따르면 패티 데이비스는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을 통해 아버지가 "어떤 대화에서도 꺼내지 말았어야 할" 발언을 했다며 국민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닉슨과 대화하며 그분이 한 말은 험악하다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면서 "녹음된 전화 대화에서 아버지가 한 말에 대해서는 변명, 합리화, 적절한 설명이 없다"고 말했다.
패티 데이비스는 "인용된 말들을 읽기만 하고 듣지 못했다면 날조된 것이며 아버지가 그런 말은 하지 않는다고 얘기했을 것"이라고 말하고 "그 분에게서 이런 말을 결코 듣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1971년 그날 리처드 닉슨과 통화하던 분을 어떻다고 말할 수가 없다"면서 "내가 알았던 분이 아니다"라고 거듭 실망감을 표시했다.
패티 데이비스는 그러면서도 문제의 "일탈이었다"고 말하며 그의 생애에 대해 조심스럽게 양해를 구했다.
"유산이라는 것은 복잡하며 세상이 이를 공정하게 평가하기 위해서는 평생의 발자취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 패티 데이비스가 기고문에 더한 문장이었다.
미국 국립문서보관소가 공개한 녹음 테이프에 따르면 레이건 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재직하던 1971년 10월 26일 닉슨 당시 대통령과 통화하는 가운데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것으로 돼 있다.
문제의 발언은 전날 유엔 총회에서 대만을 축출하고 중국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데 대한 개인적 불만을 담은 것이었다.
레이건은 당시 대만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입장이었으며 특히 유엔 총회장에 있던 탄자니아 대표단이 표결 결과를 보고 기뻐하며 춤추는 장면을 보면서 기분이 크게 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닉슨에게 "어젯밤 내가 TV에서 본 걸 봐주세요"라고 말하고 닉슨이 "네"라고 답하자 "이 아프리카 국가의 원숭이들을 보라고요. 이것들은 아직도 신발 신는 걸 거북해 해요"라고 말을 이어갔다. 그 순간 닉슨은 요란한 웃음을 떠뜨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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