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자본시장 불안정 차단할 대응책 강구해야

입력 2019-08-05 16:37   수정 2019-08-0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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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자본시장 불안정 차단할 대응책 강구해야

(서울=연합뉴스) 한일 경제전쟁과 미·중 무역갈등 고조, 북한의 발사체 도발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5일 주식시장이 요동쳤다. 종가 기준 지수가 7%대까지 급락한 코스닥 시장에서는 장중 한때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 정지)까지 발동됐다. 코스닥 시장 사이드카 발동은 2016년 6월 28일 이후 3년 1개월 만에 처음이고, 낙폭은 12년 만에 최대라고 한다. 코스피 지수도 폭락했고, 달러 대비 환율은 치솟았다. 성장 잠재력과 기업실적으로 대변되는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시장 불안이 발생한 터라 경제 주체들의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다. 동시다발적 요인에 의한 일시적 현상이면 다행이겠지만 심리적 요인이 지배하고 악순환 늪에 빠지기 쉬운 외환·자본시장의 특성상 적절한 대응조치가 필요한 때다.

전 거래일에 2000선이 깨진 코스피 지수는 이날도 폭락했다. 전 거래일보다 무려 51.15포인트(2.56%) 떨어진 1,946, 98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장중 심리적 저지선인 600선을 뚫고 전장보다 45.91포인트(7.46%) 내려간 569.79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가 6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7년 3월 10일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전 거래일에 가까스로 1천200원을 방어했던 달러 대비 원화 환율도 이날 개장하자마자 치솟더니 결국 1215.3원에 마감됐다. 외환·자본시장 불안은 수출심사에서 우대하는 백색국가 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한 일본의 결정과 미·중의 무역전쟁 확대 등이 겹친 결과다.

자본시장 불안이 우리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교역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는 미·중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악재다. 한일 경제전쟁도 두 나라에 가장 큰 영향을 주겠지만 촘촘하게 엮인 글로벌 가치사슬에 편입된 국가들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지난 1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부터 3천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관세를 물리기로 한 뒤 뉴욕증시가 대폭 빠졌다. 일본이 백색국가 제외 결정을 했을 때도 두 나라 주가지수가 하락했지만, 낙폭은 일본이 오히려 컸다. 최근 외환·자본시장 불안이 비록 우리에게만 나타나는 게 아니라고 낙관하거나 주의를 소홀히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증폭된 시장 불안이 오래 가면 우리 경제에 대한 신뢰에 부정적 인식이 쌓이고 나쁜 쪽으로 상승작용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게 뻔해서다. 우리 외환·자본시장은 세계의 투자가들이 한국 경제를 보는 창이다.

우리가 외환·자본시장에 영향을 주는 악재들을 당장 컨트롤하기는 쉽지 않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안보 문제를 우리의 논리와 시각만으로 풀 수도 없다. 양국 정상이 최전선에 나서 결기를 세우고 있는 한일 갈등도 쉽게 누그러지길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대외 악재들은 그것대로 관리하면서 자본시장의 불안이 커지지 않도록 시나리오를 만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멀게는 우리의 경제 체질을 웬만한 악재와 외풍에는 끄떡없이 견딜 수 있는 구조로 재편하는 일이 우선이다. 정부의 부품·소재·장비 육성 종합대책도 그런 맥락에서 평가할 수 있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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