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도 연합체 동참은 '부담'…자위대 P3C 초계기 파견 유력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이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이 추진하는 '호위연합체' 구상에 참여하는 데는 법적 장애가 있고 이란과의 관계 악화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자위대 단독으로 경계 감시와 정보수집 등을 통해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일본 정부 방침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호르무즈해협의 항행 안전을 확보할 목적으로 자위대를 파견할 경우에는 해상자위대 P3C 초계기 등이 유력하다.
군사 충돌에 직접 휘말릴 가능성이 있는 호위함(구축함) 같은 함선은 파견하지 않을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방위성설치법에 근거한 '조사·연구' 활동에 바탕을 둔 정보 수집과 경계감시 등을 호르무즈해협에서의 자위대 주요 활동으로 고려하고 있다.
파견 지역으로는 호르무즈 해협 외에 해적 대응 임무를 수행하는 자위대가 기지를 두고 있는 아프리카 동부 지부티 인근의 바벨만데브 해협이 함께 검토되고 있다.
산케이는 미국이 동맹국에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에 참여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일본은 법적인 과제가 많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해적대처법을 적용할 경우 다른 나라 선박을 포함한 민간선박을 경호할 수는 있지만 해적 대처로 임무활동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또한, 자위대법에 근거한 해상경비행동 규정에 따라 파견할 경우 일본과 관계없는 외국 선박은 호위 대상이 되지 않고, 무기사용 권한도 정당방위와 긴급피난 등 경찰권의 범위로 한정된다.
안전보장관련법에 규정된 중요영향 사태나 존립위기 사태도 엄격한 제약이 있어 자위대의 호르무즈해협 파견에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은 특히 이란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 6월 호르무즈해협에서 일본의 원유 수송선을 공격한 주체에 대해 미국 정부는 이란이라고 특정했지만 일본은 아직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주도하는 호위연합체에 참가하면 이란과의 관계가 손상돼 오히려 에너지 안보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원유 수입의 90%가량을 중동 지역에 의존하는 일본 입장에서 호르무즈해협은 가장 중요한 해상 교통로이기 때문에 미국 측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런 배경에서 일본 정부는 단독으로 P3C 초계기를 파견해 공중에서 수집한 정보를 미국이나 연합체에 제공하는 형태로 공헌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parks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