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이틀째 1,200원대…안전자산 선호에 채권값은 대체로 강세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 악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중 환율전쟁 조짐까지 불거지자 6일 국내 금융시장은 안정을 찾지 못한 채 불안한 움직임을 이어갔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9.48포인트(1.51%) 하락한 1,917.50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2016년 2월 29일(1,916.66) 이후 3년 5개월여만의 최저치다.
지수는 전장보다 46.62포인트(2.39%) 내린 1,900.36으로 출발해 장중 한때 1,891.81까지 하락한 후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6천74억원, 4천413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8.29포인트(3.21%) 내린 551.50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14년 12월 30일(542.97) 이후 4년 7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수는 14.72포인트(2.58%) 내린 555.07로 시작해 540.83까지 하락했다가 장중 한때 상승 전환하는 등 변동성이 큰 흐름을 보였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 급락에 큰 폭의 하락세로 출발했다가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일부 낙폭을 만회했다"며 "그러나 대외 불확실성에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일본 주가지수도 하락했다.
다만 코스피와 비교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56%)와 선전종합지수(-1.78%)의 하락 폭은 더 컸고 일본 닛케이225 지수(-0.65%)와 토픽스 지수(-0.44%)는 작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와 같은 달러당 1,215.3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4.7원 오른 달러당 1,220.0원에 거래를 시작해 개장 직후 1,223.0원까지 치솟았으나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 등으로 대부분 상승 폭을 반납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를 0.66% 절하 고시했으나, 환율안정 채권 발행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앞서 전날 원/달러 환율은 2년 7개월 만에 1,200원을 돌파했으며 중국 위안화 가치는 11년 만에 시장의 심리적 지지선인 달러당 7위안 선을 넘어섰다.
미국은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양국 간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도 번진 셈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미국 입장에서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는 상황을 보고 중국과 무역협상이 어렵다는 사실을 인식했을 수 있다"며 "환율조작국 지정은 미중 갈등이 최고 단계에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시장 불안이 확대된 만큼 안전자산 선호심리는 커져 국고채 금리가 대체로 하락(채권값 상승)했다. 1년물과 10년물 이외에는 전날 기록한 사상 최저치를 하루 만에 새로 썼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9bp(1bp=0.01%) 내린 연 1.163%에 장을 마감했다.
1년물과 5년물은 각각 2.5bp, 1.0bp 하락해 연 1.295%, 연 1.184%로 마감했다.
20년물, 30년물, 50년물은 각각 0.5bp, 0.3bp, 0.4bp 하락한 1.254%, 1.245%, 1.245%로 거래를 끝냈다.
10년물만 연 1.256%로 0.3bp 올랐다.
조용구 신영증권[001720] 연구원은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이슈로 금리가 하락 출발한 뒤 오전에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매도하고 주가가 반등하면서 상승 전환했으나 오후에 주가가 우하향하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결국 강보합 마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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