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연구진 "탄소나노튜브-질소 촉매, 인공광합성 실용화 가능성 높여"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물과 이산화탄소(CO₂)를 원료로 일산화탄소·메탄 같은 유용한 화학소재를 생산하는 '인공광합성 기술'에 이용할 수 있는 촉매를 개발했다. 새 촉매는 실험실에서 주로 쓰는 증류수가 아닌 불순물이 포함된 수돗물에서도 성능이 유지돼 실용화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민병권 국가기반기술연구본부장 연구진이 이런 촉매를 개발해 학술지 '응용 촉매 B : 환경'(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al·온라인 7월 22일자)에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KIST에 따르면 인공광합성 기술은 지구 온난화 주범으로 알려진 이산화탄소를 부가가치가 있는 물질로 전환해 자원화할 수 있는 기술이다. 나뭇잎이 햇빛을 받아 물과 이산화탄소로 탄수화물을 만들어내는 '광합성' 과정과 유사해 '인공광합성' 기술로 불린다.
이 기술의 핵심은 매우 안정된 물질인 이산화탄소를 다른 화합물로 전환하는 촉매다. 지금까지 여러 촉매가 개발돼 왔지만 대부분 제한된 실험실 환경 안에서 고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이를 실용화하기 위해서는 실제 환경에서도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연구진은 이런 실용화 연구의 일환으로 일상에서 쓰는 수돗물에서도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CO)로 안정적인 성능으로 바꿔주는 촉매를 개발했다. 이런 전환촉매로는 흔히 은 촉매가 쓰이는데, 연구진은 이 촉매를 수돗물에서 사용하면 철 성분 때문에 촉매 성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물속에 있는 금속 불순물이 촉매에 증착돼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탄소나노튜브(CNT)에 질소 원소가 함유된 탄소나노튜브 촉매를 개발했다.
CNT 촉매의 이산화탄소 전환 성능은 고가의 은 촉매와 유사한 수준이지만 안정성은 훨씬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은 촉매는 수돗물에서 사용하면 20분 안에 성능이 80% 이상 떨어진 데 비해 CNT 촉매는 120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제 기능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민병권 본부장은 "이 연구는 실제 적용 환경에 대한 고찰로 시작됐다"며 "인공광합성 기술의 실용화 가능성을 더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