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었다 참변 당한 듯…직원 휴가로 결석 사실 부모에 전달 안돼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베트남에서 통학버스에 9시간가량 방치된 아동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통학 차량 아동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일고 있다.
7일 인터넷 매체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하노이 시내 게이트웨이 국제학교 1학년인 A(6)군의 부모는 전날 오전 7시께 꺼우저이 지역 버스정류장에서 통학 버스에 A군을 태워 보냈다.
1학년 등교 이틀째 날이었다.
그러나 부모는 오후 4시께 담임 교사로부터 A군이 이날 학교에 오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부모는 즉시 학교로 향했고, 자신들이 직접 통학버스에 아들을 태워 보낸 만큼 학교에 오지 않을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뭔가 잘못됐음을 알아차린 학교 측은 이후 통학 버스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A군을 발견한 뒤 병원으로 옮겼지만, A군은 결국 사망했다.
학교 직원은 언론에 운전석 바로 뒤에서 A군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학교 교장에 따르면 오전에 A군이 보이지 않자 담임 교사는 학교 측에 이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학생의 결석 사식을 부모에게 알려야 하는 교사가 공교롭게도 이날 휴가 중이었고, 결국 A군의 부모에게 연락이 가지 않으면서 참변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통학버스 운전사가 A군이 타고 있었다는 점을 잊고 있었다면서 이번 사건에 학교가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학교 측은 A군이 잠을 자다가 다른 학생들과 함께 버스에서 내리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학교 측은 A군을 발견했을 당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고 맥박이 뛰고 있던 상태라고 주장했지만, 병원 측에서는 A군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사망했다고 밝혀 거짓말 논란도 일었다고 언론은 전했다.
파장이 커지자 하노이시 꺼우저이 인민위원회와 경찰 그리고 관계 기관이 함께 나서 학교 관계자들과 피해 학생의 부모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A군 부검을 한 경찰은 학교 관계자는 물론 통학버스 내에 설치된 카메라 등도 조사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도 통학 차량 내 어린이 방치사고가 잇따르자 하차 확인 장치 의무화를 골자로 한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올해부터 시행 중이다.
하차 확인 장치는 차량 운행을 종료한 뒤 3분 이내에 맨 뒷좌석 쪽에 설치된 확인 버튼을 누르지 않거나 어린이 방치가 확인되면 경고음 등이 발생하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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