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정치권의 오랜 쟁점 가운데 하나였던 프랑스 리옹과 이탈리아 토리노 간 고속철도(TAV) 건설 사업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상원은 7일(현지시간) 연립정부의 한 축인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이 발의한 TAV 사업 중단안에 대해 반대 181대 찬성 110으로 부결했다.
반대로 중도 좌파 성향의 '민주당'(PD)과 중도 우파 '전진 이탈리아'(FI), 극우 성향의 '이탈리아형제들'(FdI) 등 정당 소속 의원들이 발의한 건설 동의안은 가결했다. 발의안별로 찬성은 180∼182표, 반대는 107∼109표였다.
표결에는 오성운동을 이끄는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 겸 노동산업장관과 극우 정당 '동맹' 소속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도 참석했다.
TAV 프로젝트는 프랑스 리옹과 이탈리아 북부 산업도시인 토리노를 고속철도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두 도시 간 이동 시간이 기존 7시간에서 4시간 반으로 단축된다.
이 사업은 이탈리아 연정을 이끄는 동맹과 오성운동 간 대립해 온 여러 국가 정책 가운데 하나였다.
오성운동은 알프스산맥을 관통하는 경로상 환경 파괴 규모가 크고 비용이 많이 들어 사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반대해왔고, 북부 지역을 지지 기반으로 한 동맹은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며 사업 지속을 강조해왔다.
이탈리아 연정 내 대립으로 162㎞의 총 터널 구간 가운데 이탈리아 구간의 7㎞를 비롯해 현재까지 약 29㎞의 터널 구간이 완공된 상황에서 올 초부터 공사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념 성향상 오성운동과 보다 가까운 주세페 콘테 총리가 그동안 보여온 유보적 태도를 접고 건설을 지지하는 쪽으로 돌아서면서 사실상 무게 추가 동맹 쪽으로 기울었다.
콘테 총리는 당시 이 사업의 공동 주체인 유럽연합(EU)과 프랑스가 예산을 좀 더 분담하기로 함에 따라 이탈리아의 재정적 부담이 적어진 데다 공사를 중단했을 때 입을 손실이 훨씬 크다고 입장 선회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살비니 부총리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TAV 사업이 좌초될 경우 연정이 붕괴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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