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도서관, 법정다툼 11년만에 카프카 유고 넘겨받아

입력 2019-08-08 00:16  

이스라엘도서관, 법정다툼 11년만에 카프카 유고 넘겨받아
스위스 은행에서 보관됐던 카프카의 편지·그림 등 수백점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스라엘이 오랜 법정 다툼을 거쳐 20세기 대표적인 실존주의 작가인 프란츠 카프카(1883∼1924)의 유고를 스위스 은행으로부터 넘겨받았다.
이스라엘국립도서관은 7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카프카가 생전에 직접 손으로 쓰거나 그린 편지, 원고, 그림 등을 공개했다고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언론과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 카프카의 유고는 스위스 취리히의 은행에 보관돼 있다가 스위스 법원의 결정에 따라 약 2주전 이스라엘국립도서관에 도착했다.
이스라엘국립도서관은 카프카의 절친한 친구였던 작가인 막스 브로트(1884∼1968)의 자필 원고도 함께 받았다.
이스라엘국립도서관은 이번에 넘겨받은 카프카와 브로트의 유고는 수백편으로 서류철 60개 분량이라며 대부분 이미 출판된 내용이지만 연구자들이 카프카의 저술 과정을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프카는 인간의 부조리한 현실을 통찰한 소설 '심판', '변신' 등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문호다.


이스라엘국립도서관 관계자는 "도서관은 브로트의 유언에 따라 기록물을 넘겨달라고 요구했다"며 "우리가 2주 전 이 절차를 마무리할 때까지 11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2016년 법정 다툼이 마무리된 뒤 이스라엘, 독일, 스위스 은행 등으로부터 카프카 유고를 모으는 작업을 벌였다.
카프카의 유고를 받기 위한 법정 다툼은 2008년 시작됐다.
이스라엘국립도서관은 카프카의 원고를 갖고 있던 두 노인 자매 에바 호페와 아니타 바이슬러를 상대로 유작 소유권을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체코에 살면서 독일어로 작품을 썼던 유대계 작가 카프카는 1924년 세상을 떠나기 전 자신이 쓴 원고를 모두 불태우라고 유언했지만 그의 친구이자 극작가인 브로트는 이를 따르지 않았다.
브로트는 독일 나치의 체포 침공을 피해 카프카가 남긴 원고와 기록물 등을 갖고 1939년 이스라엘 건국 전의 텔아비브에 정착했다가 1968년 사망했다.
브로트는 사망하기 전에 수천 장이나 되는 카프카의 원고와 기록물을 자신의 비서인 에스테르 호페에게 넘겨주면서 공공 기록보관소에 전달해달라고 유언했다.
그러나 에스테르 호페는 브로트의 유언을 지키지 않았고, 2007년 숨질 때 카프카의 원고와 기록물을 70대의 두 딸 에바 호페와 아니타 바이슬러에게 물려줬다.
에바 호페와 아니타 바이슬러는 카프카의 유고를 자신들이 어머니로부터 상속받은 것이라며 이스라엘국립도서관의 요구를 거부했었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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