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부대 투입 작전중 1명 사망, 40여명 부상…범죄조직 지원 등 부패 혐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중앙아시아 국가 키르기스스탄 당국이 7일(현지시간) 부패 혐의를 받는 알마즈벡 아탐바예프 전(前) 대통령 체포에 나섰다.
그러나 총기 등으로 무장한 아탐바예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체포 작전에 나선 특수부대원들과 충돌하면서 작전은 실패했고, 이 과정에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타스, AP통신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키르기스 경찰은 이날 저녁 특수부대원들을 투입해 수도 비슈케크 인근의 아탐바예프 전 대통령 자택을 급습해 체포를 시도했다.
그러나 총기 등으로 무장한 아탐바예프 지지자들이 경찰의 진입을 막고, 특수부대원들의 무기와 장비 등을 빼앗거나 이들을 인질로 잡기도 했다.
결국 8일 새벽까지 이어진 양측간의 충돌 끝에 체포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고 양측에서 수십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키르기스스탄 보건부는 양측간 충돌 과정에서 특수부대원 1명이 총탄에 맞아 숨졌으며, 그를 포함해 45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앞서 아탐바예프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타스 통신에 "경찰 특수부대원들이 아탐바예프를 체포해 모처로 연행해 갔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는 추후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수르산 아사노프 내무부 차관을 인용해 당국이 아탐바예프 지지자들과 협상에서 인질로 잡혔던 대원 6명을 석방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뒤 대원들을 철수시켰다고 전했다.
또 현지 매체인 jg, 24도 경찰이 마을에서 떠났다고 전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작전 과정에서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들을 포함해 10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경찰이 아탐바예프를 강제 연행하려 한 것은 그가 범죄조직 두목 불법 석방 사건과 관련한 수사당국의 증인 출석 요구를 세 차례나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탐바예프는 범죄조직 두목 불법 석방 사건 개입 외에 수도 비슈케크 열병합발전소 보수 사업 관련 부정, 발전소에 대한 불법적 석탄 공급, 불법 택지 수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고 현지 수사당국은 밝혔다.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될 경우 그는 종신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키르기스스탄 의회는 앞서 지난 6월 27일 아탐바예프의 면책특권과 전직 대통령 직위를 박탈하기로 결의했다.
아탐바예프의 변호사는 면책 특권 박탈이 위헌이라고 반박했다.
아탐바예프도 이번 사태를 소론바이 제엔베코프 현 대통령의 정치적 탄압이라고 규정하면서, 자신에 대한 혐의들은 완전한 난센스라고 반박했다.
러시아의 공군기지가 있는 데다 중국과 국경을 맞댄 키르기스스탄의 정정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탐바예프는 지난 2011~2017년 대통령으로 재임하고 스스로 물러나면서 제엔베코프를 대선 후보로 추천했다.
제엔베코프는 2017년 10월 치러진 대선에서 아탐바예프의 적극적 지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이후 정부 구성 문제 등에서 두 지도자 간에 불화가 생겼고 제엔베코프는 2018년 4월 초부터 보안 부처와 검찰 등에서 아탐바예프의 측근들을 몰아내는 등 '홀로서기'에 나섰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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