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전립선 비대증의 원인은 나이가 들면서 전립선 조직을 만드는 전구세포가 증가하기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 브로드 재생의학-줄기세포 연구센터의 앤드루 골드스타인 박사 연구팀은 생쥐 실험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7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사람으로 치면 '청년'에 해당하는 생후 3개월 된 쥐들과 '80대 노인'에 해당하는 생후 24개월 된 쥐들의 전립선을 비교해 봤다.
그 결과 젊은 쥐들의 전립선이 늙은 쥐들의 것보다 크고 무겁고 세포의 수도 많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어 쥐들의 전립선 세포 중에서 전립선 세포로 분화하는 내강 전구세포(luminal progenitor cell)를 채취, 전립선 오가노이드(organoid)로 자라게 했다.
오가노이드란 실제 장기와 같은 구조, 세포 구성, 기능을 지닌 3차원적 세포의 작은 덩어리를 말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늙은 쥐들의 전구세포가 성숙한 세포로 자라는 능력이 젊은 쥐들의 전구세포에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실제로 늙은 쥐의 전구세포로 형성된 전립선 오가노이드가 젊은 쥐의 전구세포로 만들어진 오가노이드보다 크기가 더 컸다.
연구팀은 젊은 쥐와 늙은 쥐의 전구세포를 더 자세히 들여다봤다.
그 결과 젊은 쥐들은 전체 전립선 세포에서 전구세포가 차지하는 비율이 6%에 불과한 데 비해 늙은 쥐들은 21%로 훨씬 많았다.
이는 전립선이 나이를 먹으면서도 성장을 계속하는 이유와 전립선 비대증과 전립선암이 증가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쥐 실험에서 나타난 가장 큰 의문은 나이를 먹으면서 전립선 전구세포의 수가 줄어들지 않고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전립선 전구세포의 성장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면 전립선 비대증이나 전립선암의 예방과 치료도 가능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사람은 신장, 간, 비장 등 신체 기관과 뼈, 근육 같은 신체 조직이 나이를 먹으면서 크기와 양이 줄어든다.
전립선 비대증이란 요도의 일부를 둘러싸고 있는 호두 모양의 전립선이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해 각종 배뇨 장애를 일으키는 현상으로 60세 이상 남성의 절반 이상에서 발생한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셀 리포트'(Cell Reports)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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