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미국의 보수계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한국과 일본 간 무역 외교 분규가 미국의 아시아 전략에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직접 중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헤리티지 재단의 한반도 전문가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과 라일리 월터스 아시아 금융기술정책 전문가는 7일 워싱턴 DC에서 '한일 무역 분쟁'을 주제로 한 헤리티지재단 주최 세미나 개최에 앞서 공개한 공동보고서에서 이전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한일 분쟁 중재에 소극적인 트럼프 행정부 태도를 간접 비판했다.
이들 연구원은 역사적 이슈를 둘러싼 한일 간 분쟁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나 경제 및 안보 분야가 공식 수준에서 개입된 적은 처음이라면서 미국은 두 동맹 관계를 중재해야 할 중대한 역할이 있으며 한일 양국은 역사적 경제적 이슈가 중요한 3각 안보 협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악화하고 있는 한일 간 현 분쟁이 양국에 맡겨선 해결이 안 될 상황이라면서 미국은 전략적 이익 추구를 위해 직접 개입해야 하며 양측이 타협에 도달하도록 막후 '촉진자'로서 간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보고서는 한일 간 긴장이 고위급 외교접촉을 통해 단시일 내에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국가 안보이익 공조를 위해 실무수준의 수출규제에 관한 대화를 즉각 재개할 것을 한일 양국에 촉구했다.
이들은 미국이 한일 양국이 역사적 이슈에 비타협성을 보이는 데 좌절감을 느껴왔으며 또 핵심 동맹 가운데 한쪽 편을 드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미 국익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이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처하기 위해 경제공급선 다변화에 나설 경우 중국이나 러시아로 '전향' 할 수 있다면서 미국의 경쟁자인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무역 의존도가 증가하는 것은 지난 2016~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경우처럼 장기적으로 한국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한일 양국의 중재 요청에도 불구하고 깊이 간여하는데 소극적이라면서 2015년 마련된 한일 위안부 합의도 미국이 양측에 보낸 강력한 메시지가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현 상황 악화 방지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에게 추가 확대 행동을 자제토록 촉구해야 하며 미국은 한일 분쟁은 미국과 동맹들 사이를 벌리려는 중국과 북한의 장기적 목표에 부합할 뿐이라는 점을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하며 한미일 3각 안보 협력은 기존의 탄도미사일 방어 위주에서 보다 광범위한 북한의 공중 및 해상 침투에 대처하는 방향으로 확대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 사태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한일 양국은 즉각 실무수준의 수출규제 관련 대화를 시작하고 미 상무부도 수출규제에 관해 한일 양국관리들과 실무회담을 개최하고 한일 양국은 양국 관련 기업들과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수출 라이선스를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한일 양국은 무역 조치의 추가적인 확대조치를 피해야 하며 일본의 수출규제 재검토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하는지와 관계없이 대응조치로 일방적인 새로운 무역 규제를 가하는 것은 WTO 공약을 위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연구원은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는 이를 반복할 수 있다'는 금언은 '과거를 해결하지 못하고 과거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다면서 "과거가 중요하지만 현재와 미래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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