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이 빈곤' 콩고서 대통령 아들 수백억 횡령 의혹

입력 2019-08-08 11:49   수정 2019-08-08 14:07

'국민 절반이 빈곤' 콩고서 대통령 아들 수백억 횡령 의혹
반부패 감시 비정부기구(NGO) '글로벌 위트니스' 최근 폭로

(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인구의 절반이 가난에 신음하는 콩고공화국 대통령의 아들이 수백원의 국고를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 벨레(DW)에 따르면 반부패 운동을 벌이는 런던의 비정부기구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는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펴냈다.
콩고공화국 대통령의 아들인 드니 크리스텔 사수 응게소가 유령회사와 조세회피처를 이용, 국고 5천만 달러(약 606억원)를 횡령했다는 것이다.



횡령은 콩고공화국이 브라질 사회기반시설 조성회사인 아스퍼브라스(Asperbras Group)와 맺은 위장 계약을 통해 이뤄졌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글로벌 위트니스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아스퍼브라스는 2013년부터 2014년까지 공공업무의 대가로 6억7천500만달러(8천197억원)를 콩고공화국으로부터 받았다.
이 과정에서 아스퍼브라스가 미국 델라웨어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있는 회사들에 5천만 달러 이상을 보낸 수상한 자금 흐름이 포착됐다.
이를 추적한 결과 대규모 자금을 최종적으로 수령한 회사는 드니 크리스텔 사수 응게소가 소유한 키프로스의 유령회사였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석유매장량이 풍부한 콩고에서 지질조사 계약을 맺은 아스퍼브라스가 사수 응게소가 세운 유령회사에 하청을 주는 방식으로 자금을 빼돌렸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 아스퍼브라스는 하청업체로 당시 직원이나 자본이 없고 설립된 지 이틀밖에 안 된 사수 응게소의 키프로스 유령회사를 선정했다.
비리 의혹에 대해 아스퍼브라스는 각 부처와 체결한 공공근로계약은 모두 합법적으로 승인됐으며 콩고 공화국법에 규정된 모든 절차를 꼼꼼히 준수하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 벨레(DW)는 대규모 자금이 문제없이 흘러갈 수 있었던 배경으로 콩고공화국 내에서 차지하는 그의 막대한 영향력을 꼽았다.
사수 응개소는 2011년부터 콩고 국영 석유 회사의 부국장 직책을 맡고 있으며 2012년부터는 여당인 콩고 노동당의 당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허술한 세계 금융 체제도 대규모 자금이 그에게 무리 없이 흘러가는 데 도움을 줬다고 글로벌 위트니스는 지적했다.
조사를 이끌었던 마리아나 아브레우는 "돈의 흐름을 추적하면서 우리는 그것이 유럽연합(EU)과 미국과 같이 강력한 돈세탁 방지 제도를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몇몇 관할 지역을 통해 이뤄졌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꼬집었다.
콩고공화국은 석유 매장량은 많지만, 인구의 절반이 빈곤 속에 살고 있다.



vodcas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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