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국 반발 우려 공물만 보낼 가능성 커…'깜짝방문' 배제 못 해
2년 연속 참배 안 했던 각료들 야스쿠니 방문 가능성도 '주목'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헌법 개정 야욕 실현을 위해 극우층 결집에 열을 올리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오는 15일인 종전기념일(한국의 광복절)에 일본 침략전쟁의 상징이자 우익들의 '해방구'인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할지 주목된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8일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의 종전기념일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여부를 묻는 질문에 "총리 자신이 적절히 판단할 사안이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총리 재직 중이던 지난 2013년 12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후에는 직접 참배하지 않고 일본의 종전기념일과 봄과 가을의 춘·추계 예대제에 공물을 보내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번 종전기념일에도 참배 대신 자민당 총재 명의로 공물을 보낼 가능성이 크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내년 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일본 국빈 방문을 앞두고 중일 관계 개선을 위해 중국 측을 배려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임기 후반으로 가면서 정권의 구심력이 약해지는 가운데 개헌을 통해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변신시키려는 아베 총리가 극우 지지층 결집을 노리고 전격적으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극우 성향 산케이신문은 지난달 8일 '야스쿠니 창건 150년 아베 총리는 참배 재개를'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아베 총리의 참배를 강하게 촉구한 바 있다.
아베 총리 외에도 아베 정권의 각료들이 이번 종전기념일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할지도 주목된다.
아베 정권의 모든 각료들은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종전기념일이자 일본의 2차 대전 패전일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았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단 각료들은 모두 종전기념일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이라거나 참배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재생상은 "(야스쿠니신사에) 가지 않는다"고 말했고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방위상, 가타야마 사쓰키(片山さつき) 지방창생담당상 등은 "예정은 없다"고 밝혔다.
야마시타 다카시(山下貴司) 법무상과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 등 5명의 각료들은 "적절히 판단하겠다"는 답을 내놨다.
야스쿠니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사람들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한 246만6천여명이 합사돼 있다. 실제로 위패와 유골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합사자 명부가 있다.
이곳에는 조선인들은 2만1천181명도 함께 합사돼 있다. 도쿄지방재판소(법원)은 지난 5월 합사자 유족 27명이 제기한 2차 야스쿠니 합사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요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놓은 바 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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