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노트르담 화재 후 납오염 우려 계속…곧 복구재개

입력 2019-08-08 22:23  

파리 노트르담 화재 후 납오염 우려 계속…곧 복구재개
인근 학교 어린이 175명 중 2명 혈액서 기준치 이상 납 검출
화재 당시 골조에 쓰인 납 400t 녹아내리고 연기로 확산…당국 방제대책 고심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이후 인근 지역의 납 오염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노트르담 인근 학교에 다니는 어린이 2명의 혈액에서 기준치 이상의 납 성분이 검출된 가운데, 당국은 성당 공사 현장의 안전조치 보강을 위해 잠시 중단한 복구작업을 내주 재개하기로 했다.
파리시와 수도권 일드프랑스 보건소는 8일(현지시간) 아침 파리 6구 생브누아 초등학교·보육원에 대한 강도 높은 방제작업을 시작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수백m 떨어진 곳에 있는 이 학교에서는 최근 당국의 혈액검사에서 어린이 1명이 기준치 이상의 납 성분이 검출된 바 있다.
이 학교는 이미 지난달 납 오염 우려가 커지면서 다른 학교 24곳과 함께 이미 폐쇄됐다.
수도권 일드프랑스 보건소는 지난 4월 15일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 이후 인근 학교 어린이들을 상대로 정밀 조사를 벌여왔다.
당국이 지금까지 총 175명의 어린이를 상대로 혈액검사를 한 결과 기준치인 혈액 1ℓ당 납 50μg을 초과한 사례는 2명으로 나타났고, 16명은 기준치 바로 아래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당국은 어린이 두 명의 혈액에서 납 성분이 기준치 이상으로 나온 것이 노트르담 성당 화재와 직접적으로 인과관계가 있는 것인지 정밀 분석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둘 다 치료가 필요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건당국은 밝혔다.
일각에서는 환경단체가 화재 직후 성당 인근의 납 오염 가능성을 수차례 경고했는데도 당국이 늑장 대응을 한 것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환경단체 '로뱅 데 부아'(Robin des Bois)와 프랑스 언론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로 땅속으로 흘러내리거나 연기를 타고 퍼져나간 납은 400t가량으로 추정된다.


로뱅 데 부아는 이미 노트르담 화재 이후 당국이 시민의 안전 보호조치를 게을리했다면서 파리시, 파리 5·6구, 일드프랑스보건소를 상대로 지난달 파리중죄법원에 형사소송을 제기했다.
당국은 화재 직후부터 첨탑과 지붕이 무너져내린 성당의 복구공사에 나섰지만, 이 작업은 현재 중단됐다.
관할 노동청이 납 오염 가능성 등과 관련해 작업자 보호장치가 미흡하다며 보강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프랑크 리스터 문화부 장관은 지난 6일 브리핑에서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복구공사가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노트르담 성당과 주변 토양의 납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제거할지 대책을 강구 중이다.
지표면에 남아있는 납을 제거하기 위해 납 성분을 흡수하는 특수 젤을 살포했다가 며칠 뒤 다시 닦아내는 방안, 특수 젤을 도포한 뒤 사흘 뒤 다시 닦아내는 방식이다. 특수 세정제를 포함한 고압의 물을 분사해 제거하는 방식 등을 혼합해 실행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대표적인 중금속인 납은 주로 미세분진에 흡착돼 사람의 호흡기로 들어가거나 물·음식을 통해 신체에 유입되며, 오랜 기간에 걸쳐 노출되면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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