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 출신 중도좌파 토레스 vs 의사 출신 중도우파 히아마테이 대결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중미 과테말라의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가 오는 11일(현지시간) 치러진다.
미국과의 '안전한 제3국' 협정 체결 이후 이민 문제가 대선에서도 주요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영부인을 지낸 중도 좌파 후보와 의사 출신의 중도 우파 후보가 4년 임기의 차기 대통령 자리를 놓고 격돌한다.
지난 6월 1차 투표에서는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한 후보가 나오지 않았다.
알바로 콜롬 전 대통령의 전 부인인 국민희망연대(UNE)의 산드라 토레스(63)가 19명 후보 중 가장 많은 26%의 표를 얻었고, 바모스(Vamos) 당의 알레한드로 히아메테이(63)가 14%로 뒤를 이었다.
이들이 1, 2위 후보로 결선에 진출했지만 두 후보 모두 1차 투표 득표율이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데다 토레스 후보의 경우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부정 여론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두 후보의 결선 대결을 '비인기 대결'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대선 초반 이들보다 인기 있는 후보들이 있었으나 후보 자격을 박탈당했다.
반(反)부패 전사를 자처한 텔마 알다나 전 법무장관은 석연찮은 법원 판결 이후 후보에서 제외됐고, 옛 독재자 에프레인 리오스 몬트의 딸인 보수 후보 수리 리오스는 쿠데타 지도자의 가족은 공직에 나올 수 없다는 헌법에 따라 낙마했다.
살아남은 두 후보의 대결에선 히아마테이가 다소 우세한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발표된 CID-갤럽 여론조사에서 히마마테이가 39.5%, 토레스가 32.4%의 지지를 받았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가장 큰 당면과제는 이민 문제다.
과테말라에선 범죄와 빈곤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며 국민의 엑소더스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지미 모랄레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 속에 '안전한 제3국' 협정을 체결하면서 과테말라가 이웃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 이민자들을 수용해야 하는 처지에도 놓였다.
협정 체결 당시 두 후보 모두 이를 비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제재 위협 속에서 차기 정권 역시 운신의 폭은 넓지 않을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정치권에 만연한 부정부패를 뿌리 뽑는 것도 차기 대통령의 중요 과제다.
과테말라에선 직전 4명의 대통령 중 3명이 퇴임 후 부패 혐의로 체포됐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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